주석 성경 > 이사야서

4장

1

그날에 여자 일곱이1) 남자 하나를 붙잡고 애원하리라. “우리 양식은 우리가 장만하고 우리 옷도 우리가 마련할 터이니 제발 당신을 남편이라고 부르게만 해 주셔요.2) 우리의 이 수치를 모면하게 해 주셔요.3)

예루살렘의 부흥

2

그날에 주님께서 돋게 하신 싹이4) 영화롭고 영광스럽게 되리라. 그리고 그 땅의 열매는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에게 자랑과 영예가 되리라.

3

또한 시온에 남은 이들5) 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이들 곧 예루살렘에 살도록6) 기록된 이들이 모두7) 거룩하다고8) 일컬어지리라.

4

주님께서는 심판의 영과 불의9) 영으로 시온의 딸들의10) 오물을11) 씻어 내시고 예루살렘의 피를12) 닦아 내신 뒤에13)

5

시온산의14) 모든 지역과 그 회중15) 위에 낮에는 구름을, 밤에는 타오르는 불길로 연기와 광채를 만들어 주시리라. 정녕 주님의16) 영광이 모든 것을 덮어 주는 지붕과17)

6

초막이 되어, 낮의 더위를 피하는 그늘이 되어 주고 폭우와 비를 피하는 피신처와 은신처가 되어 주리라.

주석
1

‘충만, 총체, 완전’을 의미하는 숫자인 “일곱”은 여기서 단순히 많음을 뜻한다.

2

직역: “제발 당신의 이름이 우리 위에 불리게만 해 주셔요.” 많은 경우 “제발 우리가 당신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게만 …….”, 또는 “…… 당신의 이름을 지닐 수 있게만 …….”으로 옮기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고대 이스라엘에서 여자는 혼인한 뒤에도 자기의 이름을 계속 지녔다. 사람이나 물건을 누구의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은 소유권의 이전을 의미하는 법적인 표현이다. 혼인 역시 하나의 매매로 간주하여, 부인 될 사람을 남편 될 사람의 이름으로 불러 ‘혼인 매매’를 확인하고 종결지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남자는 소실들을 둘 수 있었지만 일부다처제가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남자는 혼인할 때 신부의 몸값을 지불해야 할 뿐만 아니라(신명 22,29 참조) 의식주를 다 해결해 주어야 했기 때문에, 부인을 여럿 거느리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큰 짐이었다. 그러나 남자의 수가 극감하는 전쟁 때에는 사정이 달랐다.

3

혼인을 하지 못하거나, 자식 없이 과부로 남아 있는 것은 큰 수치로 여겨졌다.

4

직역: “주님의 싹.” 여기에서는 우선 “그 땅의 열매”(4행)와 함께 쓰여 총체적 파국 뒤에 오는 부흥과 번영을 가리킨다. “주님의 싹”은 결국에 가서는 메시아 자신을 가리키게 된다(예레 23,5; 33,15; 즈카 3,8; 6,12).

5

“남은 이들”과 “남아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1,9와 각주 참조.

6

직역: “예루살렘에서의 삶을 위하여.”

7

특히 묵시 문학에서 큰 발전을 이루게 될 ‘생명의 책’의 뿌리 하나가 여기에 있다(탈출 32,32; 시편 69,29; 87,6; 에제 13,9; 묵시 13,8 등).

8

이스라엘은 주님의 소유로서 거룩한 백성이라 불렸다. 여기에서는 주님의 종말론적 정화를 거쳐 거룩하게 된다는 것이다(6,3과 각주도 참조).

9

본디 히브리 말에서는 ‘점화하다, 태우다’라는 동사의 부정사형이 쓰였다. 그러나 같은 낱말이 ‘치우다, 근절시키다, 청소하다, 정화하다’ 등도 뜻하기 때문에, 앞말과 연결하여 “숙청의 영”, “근절의 영” 등으로도 옮긴다.

10

“시온의 딸들”은 여기에서 예루살렘 주민 전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11

“오물”이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이 전례 규정의 위반인지, 또는 윤리적 범법으로 생긴 부정인지 본문은 확실히 하고 있지 않다.

12

직역: “예루살렘의 피들을 그 가운데로부터”(= 예루살렘 한가운데서부터 그 피들을). “피”에 대해서는 1,15와 각주 참조.

13

직역: “…… 닦아 내시면.”

14

히브리 말 본문은 이 말 앞에 다시 한번 “주님께서는”을 되풀이하는데, 4절에서는 아도나이, 여기에서는 야훼이다.

15

이 낱말은 히브리 말에서 ‘회중’뿐만 아니라 ‘모임 장소’도 뜻한다.

16

내용상 덧붙인 말이다.

17

직역: “모든 영광 위에 지붕.” “모든”을 명사형으로 이해할 경우 위와 같이 번역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부분이 전승 과정에서 훼손된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그 뜻이 분명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