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번역 성서
욥기 10장
숨쉬는 일이 이다지도 괴로워서 나의 슬픔을 하느님께 아뢰고 아픈 마음을 쏟아놓지 않을 수 없구나.
나 이제 하느님께 아룁니다. 나를 죄인으로 다루지 마소서. 어찌하여 이런 시련을 내리십니까? 그 까닭이라도 알려주소서.
당신께서 손수 만드신 것을 억압하고 멸시하시는 것이 기쁘십니까? 악인의 꾀가 마음에 드십니까?
당신의 눈은 사람의 눈과 같으시며 사람이 보는 만큼밖에는 보지 못하십니까?
당신의 수명은 사람의 수명과 같으시며 인간이 사는 만큼밖에는 살지 못하십니까?
당신께서 하시는 일이란 이 몸의 허물이나 들추어내고 이 몸의 죄나 찾아내는 것입니까?
당신께서는 내가 죄인이 아님을 아시고 또 아무도 이 몸을 당신의 손에서 빼낼 수 없음도 아십니다.
당신께서는 나를 손수 빚어 만드시고는 이제 마음을 바꾸시어 나를 없애버리시렵니까?
이 몸을 진흙으로 빚으셨음을 잊지 마소서. 어찌 다시 흙으로 돌려보내시려 하십니까?
당신께서는 이 몸을 젖같이 쏟으시어 묵처럼 엉기게 하셨고,
가죽과 살을 입히시고 뼈와 힘줄로 얽어주셨습니다.
나에게 목숨을 주시고 숨쉬는 것까지 보살펴 주셨습니다.
그러시면서도 속생각은 다른 데 있으셨군요. 그러실 줄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죄를 짓는가 지켜보시다가 그 죄에서 풀어놓아 주시지도 아니하십니다.
악을 행하였다면 앙화를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잘못한 일이 없다고 하여도 머리를 쳐들 수 없는 일, 아, 진저리쳐지도록 당한 이 수모가 지긋지긋하도록 괴롭습니다.
내가 몸을 일으키면, 당신께서는 어찌하여 사자처럼 나에게 달려드십니까? 어찌하여 계속 몰아치십니까?
공격에 공격을 퍼붓고 진노의 불길을 뿜으시며 계속 군대를 풀어 몰아치시니 어찌 된 일이십니까?
어찌하여 나를 모태에서 나오게 하셨습니까? 차라리 그 누구의 눈에도 뜨이지 않고 숨져
태어나지도 않았던 듯이 모태에서 무덤으로 바로 갔다면 좋았을 것을.
나의 수명은 이제 다 되었습니다. 좀 내버려두소서. 잠깐만이라도 밝은 날을 보게 하여주소서.
잠시 후에 나는 갑니다. 영영 돌아올 길 없는 곳, 캄캄한 어둠만이 덮인 곳으로 갑니다.
그믐밤 같은 어둠이 깔리고 깜깜한 가운데 온통 뒤죽박죽이 된 곳, 칠흑 같은 흑암만이 빛의 구실을 하는 곳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