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번역 성서
욥기 11장
나아마 사람 소바르가 말을 받았다.
말이 너무 많네, 듣고만 있을 수 없군. 입술을 많이 놀린다고 하여 죄에서 풀릴 줄 아는가?
자네의 지껄이는 소리를 듣고 누가 입을 열지 않으며 그 빈정거리는 소리를 듣고 누가 핀잔을 주지 않겠는가?
자네는 말하기를, "나의 믿음은 순수하여, 주님 보시기에도 흠이 없다." 한다마는
행여나 하느님께서 자네를 깨우치시려고 입을 열어 답변해 주신다면 오죽이나 좋겠는가!
행여나 신비한 지혜를 열어 보여주신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의 지혜에는 다른 면들이 감추어져 있다네. 자네가 죄를 잊어버린 것도 바로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지.
자네가 하느님의 신비를 파헤칠 수라도 있단 말인가? 전능하신 분의 무한하심을 더듬을 수라도 있단 말인가?
하늘보다도 높은 그것에 어떻게 미치며 저승보다도 깊은 그것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그 신비는 땅 끝처럼 아득하고 그 무한하심은 바다처럼 넓다네!
그가 쫓아와서 고랑을 채워 불러내시는데 그 누가 거역하겠는가?
누구누구가 허황된 사람인지 다 알고 계시는 이, 그가 알아보지 못할 악이 어디에 있겠는가!
거짓된 사람도 제 정신이 들 때가 오는 법, 들나귀도 길이 들지 않는가!
이제 마음의 고삐를 잡고 그에게 손을 내밀게.
악에서 손을 떼고 불의를 장막에서 몰아내게.
그리하면 자네도 아무 거리낌없이 얼굴을 들고 아무 두려움 없이 떳떳하게 서게 될 것일세.
괴롭던 일은 다 잊혀져 흘러간 물처럼 기억에서 사라지겠지.
숨쉬는 나날은 대낮보다도 환해지고 어둠은 새 아침처럼 밝아질 것일세.
자신을 잃지 말게, 아직 희망이 있다네. 걱정 없이 마음놓고 자리에 들게.
자네의 단잠을 깨울 자가 없을 것이며 많은 사람이 자네 앞에서 굽실거릴 것일세.
악인은 그 눈이 흐려지고 도망칠 길마저 끊기리니, 남은 희망은 숨을 거두는 일뿐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