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번역 성서
시편 38편
야훼여, 성난 김에 내 죄를 캐지 마소서. 화나신다고 벌하지는 마소서.
이 몸에 화살을 쏘아 붙이시니, 당신 손이 이다지도 짓누르시니,
죄를 지은 이 몸은 살 속까지 당신 진노 앞에 성한 데가 없사옵니다.
정녕 내 잘못은 내 머리 훨씬 위에 있어 무거운 짐처럼 모질게 억누릅니다.
곪아 터진 상처에서 냄새가 납니다. 모두 나의 어리석었던 탓입니다.
더 떨어질 수 없이 몰락한 이 몸, 날이면 날마다 슬픔에 잠겨 지냅니다.
몸 위에 성한 데라고는 한 군데도 없고 속에서는 불이 납니다.
맞고 짓밟혀서 실성한 이 몸, 가슴이 미어지도록 울부짖습니다.
나의 주여, 이 가슴을 다 열어보입니다. 이 몸의 소원을 숨김없이 아룁니다.
심장은 뛰고, 기운은 없어지고 이 몸의 안중마저 흐려집니다.
얻어 맞은 이 모양을 보고 벗들과 동료들이 외면을 하고 일가친척들은 못 본 체하는데,
이 목숨을 노리는 자들은 올무를 놓고, 나를 없애려는 자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날이면 날마다 나를 중상하였사옵니다.
그러나 나는 아예 귀머거리가 되어 듣지도 않았고, 벙어리가 되어 입을 다물었습니다.
고소를 당하면서도 그 말이 들리지 않아 변명조차 못하였습니다.
나의 주, 나의 하느님, 당신께서 대답하시리니, 야훼여, 당신만을 쳐다봅니다.
아뢰옵나니, "저들이 나를 조소하지 못하게 하시고 내 다리 휘청거려도 저들이 위세 부리지 못하게 하소서."
아픔은 잠시도 멎지를 않아 마침내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저지른 잘못으로 마음이 아파 그 죄를 이제 아뢰옵니다.
까닭 없이 나와 원수지는 자들이 기세가 등등하며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들이 불어납니다.
그들은 나에게 선을 악으로 갚고 선을 행한다 해서 이 몸을 반대합니다.
야훼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느님,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내 구원의 주여, 어서 오시어 도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