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번역 성서
아가 2장
나는 고작 사론에 핀 수선화, 산골짜기에 핀 나리꽃이랍니다.
아가씨들 가운데서 그대, 내 사랑은 가시덤불 속에 핀 나리꽃이라오.
사내들 가운데 서 계시는 그대, 나의 임은 잡목 속에 솟은 능금나무, 그 그늘 아래 뒹굴며 달디단 열매 맛보고 싶어라.
사랑의 눈짓에 끌려 연회석에 들어와
사랑에 지친 이 몸, 힘을 내라고, 기운을 내라고, 건포도와 능금을 입에 넣어주시네.
왼팔을 베게 하시고, 오른팔로 이 몸 안아주시네.
들판을 뛰노는 노루 사슴 같은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이 사랑이 잦아들기까지 제발 방해하지 말아다오. 흔들어 깨우지 말아다오.
(신부)사랑하는 이의 소리, 산 너머, 언덕 너머 노루같이, 날랜 사슴같이 껑충껑충 뛰어오는 소리. 담 밖에 서서 창 틈으로 기웃거리며 살창 틈으로 훔쳐보며
나의 임이 속삭이는 소리. "나의 귀여운 이여, 어서 일어나오. 나의 어여쁜 이여, 이리 나와요.
자, 겨울은 지나가고 장마는 활짝 걷혔소.
산과 들엔 꽃이 피고 나무는 접붙이는 때 비둘기 꾸르륵 우는 우리 세상이 되었소.
파란 무화과 열리고 포도 꽃 향기가 풍기는 철이오. 나의 귀여운 이여, 어서 나와요. 나의 어여쁜 이여, 이리 나와요.
바위 틈에 숨은 나의 비둘기여! 벼랑에 몸을 숨긴 비둘기여, 모습 좀 보여줘요. 목소리 좀 들려줘요. 그 고운 목소리를, 그 사랑스런 모습을."
여우떼를 잡아주셔요. 꽃이 한창인 우리 포도밭을 짓밟는 새끼 여우떼를 잡아주셔요.
임은 나의 것, 나는 임의 것, 임은 나리꽃밭에서 양을 치시네.
선들바람이 불기 전에 땅거미가 지기 전에, 임이여, 돌아오셔요. 노루처럼, 날랜 사슴처럼 베델 산으로 돌아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