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번역 성서
지혜서 19장
그러나 분노는 악인들에게 끝까지 무자비하게 내렸다. 하느님께서는 미리 그들이 당할 일을 알고 계셨다.
즉, 악인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떠나도록 허락하여 급히 떠나보낸 다음 변심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추격하리라는 것을 알고 계셨다.
악인들은 그들의 장례를 채 끝내지도 않았고 한참 죽은 아이들의 무덤에서 통곡하는 소리가 멎기도 전에 또 한번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빌다시피 해서 떠나보낸 이스라엘 사람들을 마치 도망자를 추격하듯 추격해 나섰다.
그들이 받아야 할 운명이 그들을 이와 같은 극단으로 몰고 갔으며, 그들이 과거에 겪은 일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그들은 이미 받은 고통에 더하여 마지막 징벌을 당하였다.
그들은 변사를 당하고 주님의 백성들은 기적적으로 여행을 계속하였다.
주님의 백성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만물이 주님의 명령에 복종하여 다시 한 번 그 본성을 바꿨다.
그들이 친 천막 위에 구름이 나타났고 전에 물이 있던 곳에 마른 땅이 일어나는 것이 보였으며 홍해에는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트였고 거센 파도 속에서 푸른 돌이 나타났다.
온 백성은 이 놀라운 기적들을 눈앞에 보면서 단결하여 주님의 손길의 보호를 받으며 건너갔다.
그들은 목장에서 풀을 뜯는 말들처럼 배불리 먹고 양들처럼 뛰면서 구원의 주님을 찬미하였다.
그들은 타향살이 때에 겪은 온갖 사건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땅이 동물들을 길러내지 않고 모기들만 낳게 한 일이며 강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개구리들만 우글거리던 일들을 회상하였다.
그 후에 그들이 음식에 싫증이 나서 더 맛있는 것을 청했을 때에 새로운 종류의 새들이 나타났다.
바다에서 메추라기가 많이 나타나서 그들의 식욕을 채워주었다.
그러나 죄 많은 이집트인들에게는 벌을 예고하여 무시무시한 번개가 치고 온갖 징벌이 내렸다. 그들은 이국 사람들을 그토록 미워함으로써 그들이 지은 죄에 합당한 고통을 받았다.
소돔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이 왔을 때에 아예 받아들이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손님들과 의인들을 손님으로 받아들였다.
그뿐만 아니라, 소돔 사람들은 애초부터 이국 사람들에게 적의를 나타냈다. 그들은 응분의 벌을 받겠지만
이집트인들은 주님의 백성을 받아들일 때에는 잔치를 베풀고 자기들과 동등한 권리를 베풀어준 다음에 강제 노동으로 고생을 시켰던 것이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의인의 집 문턱에서 소경이 되었던 소돔 사람들처럼, 벌을 받아 소경이 되었다. 사방이 캄캄하게 되어 모든 사람이 제 집 문을 더듬어서 찾아야 했다.
이렇게 자연의 사물들이 서로 형태를 바꾸었다. 그것은 마치 현악기를 탈 때에, 그 음조는 언제나 같으면서 음률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 이것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을 볼 때에 분명하다.
육지에서 사는 생물들이 수중 동물이 되고 헤엄치던 동물들이 육지에 올라왔다.
불은 물 속에서 더 세차게 탔으며, 물은 그 본성을 잊어버리고 불을 끄지 않았다.
또 그 불꽃은 타 죽어야 할 동물들이 그 속에 뛰어들었을 때, 그 살을 태우지 않았으며 또 얼음 모양으로 하늘에서 떨어진 그 양식은, 불에 닿으면 녹아야 할 텐데 녹지 않았다.
주님께서는 어느 모로나 당신 백성을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하셨으며 그들을 멸시하시지 않고 언제 어디에서나 도와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