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번역 성서
스바니야 3장
이 저주받을 도성아, 야훼께 반항이나 하는 더러운 도성아, 압제나 일삼는 도성아,
불러도 듣지 아니하고 징계를 해도 코웃음만 치며 제 하느님 야훼를 멀리하고 의지하지도 않는구나.
귀하신 몸들은 성 안에서 사자처럼 으르렁거리고 판사들은 벌판을 주름잡는 늑대처럼 뼈도 안 남기고 사람을 씹어 삼킨다.
예언자들은 제 잘난 멋에 사람들을 속이고 사제들은 성소를 더럽히며 법을 짓밟는다.
그러나 그 안에 거하시는 야훼께서는 공변되시어 부당한 일 아니 하신다. 아침마다 햇빛처럼 밝은 판결을 내리시는데 그래도 죄인들은 부끄러움을 모르는구나.
"나는 뭇 민족을 뿌리뽑으리라. 성 모퉁이 망대를 헐고 성읍들은 사람의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돌무더기로 만들며 거리마다 휩쓸어 사람 하나 살지 못하게 하리라.
너만은 나를 공경하려니, 너만은 내 징계를 제대로 받으려니, 너만은 내가 내린 벌들을 잊지 않으려니 하였더니 도리어 새벽부터 돌아가며 못된 짓만 하는구나.
그러니, 너희는 참고 기다려라." 야훼의 말씀이시다. "내가 몸을 일으켜 그런 것들을 벌할 날이 오면, 만방에서 뭇 민족을 불러모으고 분노를 마구 터뜨려 한꺼번에 벌하리라. 나의 진노가 불같이 타올라 온 땅을 살라버리리라.
그런 다음 뭇 민족의 입술을 정하게 하여 모두 야훼의 이름을 부르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를 섬기게 하리라.
에티오피아 강 저편으로 추방했던 자들도 예물을 가지고 강을 건너 나를 예배하러 오게 하리라."
"그 날이 오면, 나를 거역하여 저지른 온갖 일들을 너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리라. 그 때에 내가 거만을 떨며 흥청거리는 자를 네 안에서 쓸어버리면 나의 거룩한 산에서는 거만한 모습이 자취를 감출 텐데 무엇을 다시 부끄러워하랴.
내가 기를 못 펴는 가난한 사람만을 네 안에 남기리니 이렇게 살아 남은 이스라엘은 야훼의 이름만 믿고 안심하리라.
그들은 남을 억울하게 속일 줄도 모르고 거짓말을 할 줄도 모르며 간사한 혀로 사기칠 줄도 모른다. 그러나 배불리 먹고 편히 쉬리니, 아무도 들볶지 못하리라."
수도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큰소리로 외쳐라. 수도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며 축제를 베풀어라.
야훼께서 원수들을 쫓으셨다. 너를 벌하던 자들을 몰아내셨다. 이스라엘의 임금, 야훼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니 다시는 화를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그 날이 오면, 예루살렘에 이렇게 일러주어라. "시온아, 두려워 마라. 기운을 내어라.
너를 구해 내신 용사 네 하느님 야훼께서 네 안에 계신다. 너를 보고 기뻐 반색하시리니 사랑도 새삼스러워라. 명절이라도 된 듯 기쁘게 더덩실 춤을 추시리라."
"나는 너에게 내리던 재앙을 거두어들여 다시는 수모를 받지 않게 하리라.
그 때가 되면, 너를 억누르던 자를 다 없애버리고 절름발이는 고쳐주며 길 잃은 자들을 찾아내어 고국으로 데려오리라. 그 때가 되면, 온 세상에서 내 백성은 칭송을 자자하게 받으며 이름을 떨치리라.
그 때가 되면, 내가 너희를 데려오리라. 너희를 이리로 모아들이리라. 내가 너희의 면전에서 너희에게 광복을 안겨줄 때, 너희는 세계 만방에서 칭송을 자자하게 받으며 이름을 떨치리라." 야훼께서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