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주년 신약성서

예수께서는, 당신이 요한보다 더 많은 제자들을 얻고 세례를 베푼다는 소문을 바리사이들이 들었다는 것을 아시고는 -

비록 당신 친히 세례를 베푸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베풀었지만 -

유대를 떠나 다시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그런데 사마리아를 거쳐 가야만 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시카르라고 하는, 사마리아의 한 고을로 오셨는데 (그곳은) 야곱이 자기 아들 요셉에게 물려준 땅 근처였다.

거기에는 야곱의 샘이 있었다. 여행으로 지치신 예수께서는 샘가에 주저앉으셨다. 시간은 대략 열두시쯤이었다.

(그 때) 어떤 사마리아 여인이 물을 길으러 왔다. 예수께서 여인에게 "나에게 마실 물을 좀 주시오"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고을로 양식을 사러 가고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께 "당신은 유대인인데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것을 청하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 사실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과는 상종을 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대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일 당신이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주시오' 하고 당신에게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았더라면, 오히려 당신이 그에게 청하였을 것이고 그는 당신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입니다."

[여인이] 그분에게 말하였다. "주님, 당신은 두레박도 가지고 계시지 않은데다 이 우물은 깊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당신은 생수를 마련하시겠습니까?

당신은 우리 조상 야곱보다 더 위대하십니까? 그분은 우리에게 이 우물을 주셨고 그분 친히 여기서 물을 마셨으며 그 아들들과 가축들도 마셔 왔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이 물을 마시는 이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줄 물을 마시는 이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줄 물은 오히려 그 사람 안에서 샘이 되고 그 물은 솟아올라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입니다."

그 여인은 예수께 "주님, 저에게 그 물을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고 물을 길으러 여기에 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가서 당신 남편을 불러 이리로 오시오."

그 여인이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남편이 없다' 고 당신은 바른대로 말했습니다.

실상 당신은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지만 지금 있는 그도 당신의 남편이 아닙니다. 과연 당신은 사실대로 말하였습니다."

그 여인이 말하였다. "주님, 제가 보니 당신은 예언자이십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말하기를 예배를 드려야 할 곳은 예루살렘에 있다고 합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부인, 나를 믿으시오. 당신들이 이 산에서도 예루살렘에서도 아버지께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될 때가 옵니다.

당신들은 스스로 알지도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예배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구원이 유대인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과연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리게 될 때가 오고 있으니 바로 지금입니다. 사실 아버지께서도 당신을 예배하는 이런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하느님은 영이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을 예배하는 이들은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하여야 합니다."

그 여인은 "그리스도라 하는 메시아가 오실 것을 저는 압니다. 그분이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실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예수께서 여인에게 "내가 그 (사람)입니다. 당신과 이야기하고 있는 내가"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에 그분의 제자들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분이 여자와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렇지만 아무도 "무엇을 찾고 계십니까?" 혹은 "왜 그 여자와 이야기하십니까?" 하고 묻지 못하였다.

그러자 그 여인은 자기 물동이를 버려 두고 고을로 물러가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와서 보시오. 내가 해 온 짓을 모두 나에게 말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분이 그리스도가 아닐까요?

사람들은 고을에서 나와 그분에게로 모여왔다.

그러는 동안에 제자들은 예수께 "랍비, 잡수십시오" 하며 권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나에게는 여러분이 알지 못하는 먹을 음식이 있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제자들은 서로 말하기를 "누가 당신께 잡수실 것을 가져다 드린 것이 아닐까?" 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음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며 그분의 일을 다 이루는 것입니다.

아직 넉 달이 있어야 추수 때가 온다고 여러분은 말하지 않습니까? 이제, 나는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의 눈을 들어 들녘을 바라보시오. 허옇게 (무르익어서) 추수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추수하는 이는 품삯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위한 열매를 모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씨 뿌리는 이와 추수하는 이가 함께 기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점에 있어서는, 씨 뿌리는 이 다르고 추수하는 이 다르다는 말이 옳습니다.

나는 여러분이 수고하지 않은 것을 추수하도록 여러분을 파견하였습니다. 다른 이들이 수고하였고 여러분은 그 수고의 (결실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 고을에서 많은 사마리아인들이 그 여인의 말을 (듣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 여인은 증언하기를 "그분은 내가 해 온 짓을 다 나에게 말씀하셨다" 고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사마리아인들은 예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시기를 청하였다. 그래서 이틀을 거기에서 머무셨다.

그리하여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분 자신의 말씀을 (듣고) 믿게 되었다.

그들은 여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가 믿는 것은 이제 당신의 말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직접 듣고 또 이분이야말로 참으로 세상의 구원자이심을 알겠기 때문입니다."

이틀 후에 예수께서는 거기서 갈릴래아로 떠나가셨다.

예수께서는 친히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공경을 받지 못합니다" 하고 증언하신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갈릴래아로 오셨을 때에 갈릴래아인들은 그분을 맞아 들였다. 그분이 축제 때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그들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도 직접 축제에 갔었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적이 있는 갈릴래아의 가나로 다시 가셨다. 어떤 왕궁 관리가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가파르나움에서 앓고 있었다.

이 사람이 예수께서 유대로부터 갈릴래아로 오셨다는 말을 듣고 그분에게 와서는 (가파르나움으로) 내려오셔서 자기 아들을 낫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아들이 거의 죽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그에게 "당신들은 표징들과 기적들을 보지 않고서는 결코 믿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왕궁 관리가 "주님, 제 자식이 죽기 전에 내려와 주십시오" 하고 여쭈었다.

예수께서 그에게 "돌아가시오. 당신 아들은 살 것입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예수께서 자기에게 하신 말씀을 믿고서 돌아갔다.

그런데 그가 내려가는 도중에 그의 종들이 마중나와 그의 아이가 살아 났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아이가 나아진 시간을 종들에게 물었더니 그들이 말하기를 어제 오후 한시에 열이 떨어졌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아버지는 예수께서 자기에게 "당신 아들은 살 것입니다" 하고 말씀하신 그 시간이었음을 알고 그와 그의 온 집안이 믿었다.

예수께서 유대로부터 갈릴래아로 오셔서 다시 이렇게 두번째 표징(이적)을 행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