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주년 신약성서
요한 복음서 8 장
예수께서는 올리브산으로 가셨다.
이른 아침에 예수께서 다시 성전에 오시자 백성이 모두 그분에게로 몰려왔고 그분은 앉으시어 그들을 가르치셨다.
그 때에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가 붙잡힌 여자를 데려와 가운데 세워 놓고
그분에게 말하였다. "선생님, 이 여자는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율법에서 모세는 이런 여자들은 돌로 치라고 우리에게 명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들은 예수를 고발할 구실을 얻으려고 그분을 시험하여 이렇게 말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셨다.
그들이 계속해서 물으니 예수께서는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당신들 가운데서 죄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지시오."
그리고 다시 몸을 굽혀 땅에 무엇인가 쓰셨다.
그러자 듣고 있던 사람들은 나이 많은 이들을 비롯하여 하나하나 떠나가 버리고 예수만 남게 되었고 여자는 가운데에 (그대로) 있었다.
그 때 예수께서 몸을 일으켜 여자에게 "부인, 그들이 어디 있소? 아무도 당신을 단죄하지 않았지요?" 하고 말씀하셨다.
여자가 "아무도 (안했습니다), 주님"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당신을 단죄하지 않습니다. 가시오.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마시오."]
예수께서는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 나를 따라오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오히려 생명의 빛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이 예수께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하여 증언하고 있군요. 당신의 증언은 참되지 못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내 자신에 대하여 증언한다 해도 내 증언은 참됩니다. 그것은 내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당신들은 사람의 기준을 따라 심판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도 심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심판을 한다 해도 내 심판은 참됩니다. 그것은 내가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의 율법에도 두 사람의 증언은 참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로 내가 나 자신에 대하여 증언하는 이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내게 대하여 증언하고 계십니다."
그러자 그들은 예수께 "당신의 아버지가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당신들은 나를 알지 못할 뿐더러 나의 아버지도 알지 못합니다. 당신들이 나를 알았다면 나의 아버지도 알았을 것입니다."
이 말씀들은 예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 헌금함이 있는 곳에서 하셨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분을 잡지 못했다. 그분의 시간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또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갑니다. 그러면 당신들은 나를 찾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당신들의 죄업 속에서 죽을 것입니다. 내가 가는 곳에 당신들은 올 수 없습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이 말하기를 "'내가 가는 곳에 당신들은 올 수 없다'고 말하니 그가 자살을 하겠다는 말인가?" 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당신들은 아래에서 났고 나는 위에서 났습니다. 당신들은 이 세상에 속해 있고 나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은 당신들의 죄업 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내가 말했습니다. 사실 당신들은 내가 그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죄업 속에서 죽을 것입니다."
그러자 그들이 예수께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도대체 내가 당신들에게 무엇을 또 이야기한단 말입니까?
당신들에 대하여 나는 이야기하고 판단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를 보내신 분은 진실하시며 또 나는 그분에게 들은 것을 이 세상에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아버지를 두고 이렇게 말씀하신 것을 알지 못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당신들이 인자를 높이 들어올리게 될 때 그제야 당신들은 내가 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또 내가 내 스스로는 아무것도 행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내게 가르쳐 주신 대로 이런 일들을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나를 보내신 이는 나와 함께 계시며 나를 홀로 버려 두시지 않습니다. 그것은 내가 그분의 마음에 드는 일을 항상 행하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믿고 있던 유대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당신들이 내 말 속에 머물러 있으면 참으로 내 제자들입니다.
그러면 당신들은 진리를 알게 될 것이고 진리는 당신들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그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일찍이 아무에게도 종노릇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당신들은 자유롭게 될 것이다' 하고 말합니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진실히 진실히 당신들에게 이릅니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든지 죄의 종입니다.
종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물러 있지는 않지만 아들은 언제까지나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들이 당신들을 자유롭게 하면 당신들은 참으로 자유롭게 될 것입니다."
나는 당신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나를 죽이려고 합니다. 그것은 내 말이 당신들 속에 자리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본 것을 이야기하고 당신들은 당신들의 아비로부터 들은 것을 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대답하여 "우리의 아버지는 아브라함입니다" 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당신들이 아브라함의 자녀들이라면 당신들은 아브라함이 행한 일을 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들은 나를 죽이려고 합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들은 진리를 당신들에게 말한 이 사람을 말입니다. 아브라함은 이런 짓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아비가 행한 일을 행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그들이 말하였다. "우리는 음행으로 말미암아 태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오직 한 분의 아버지 곧 하느님이 계십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느님께서 당신들의 아버지시라면 당신들은 나를 사랑할 것입니다.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와서 (세상에) 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는 내 스스로 온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를 파견하셨습니다.
당신들은 왜 내 말을 깨닫지 못합니까? 그것은 당신들이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아비인 악마에게서 났으니 그 아비 욕망대로 행하려고 합니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으며 진리 안에 서 있지 않았습니다. 그 속에 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가 거짓말을 할 때에는 자기 근성대로 말합니다. 그는 거짓말쟁이이며 (사실) 거짓말의 아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진리를 말하기 때문에 당신들은 나를 믿지 않습니다.
당신들 가운데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고 책망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진리를 말하고 있다면 당신들은 왜 나를 믿지 않습니까?
하느님에게서 난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당신들은 하느님에게서 나지 않았기 때문에 듣지 않습니다."
유대인들이 대꾸하여 예수께 "당신이 사마리아인이고 또한 귀신들렸다고 우리가 말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소?" 하였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나는 귀신들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나의 아버지를 공경합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나를 모욕합니다.
나는 나의 영광을 찾지 않습니다. (그것을) 찾아 주시고 심판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진실히 진실히 당신들에게 이릅니다. 누가 내 말을 지키면 영원히 죽음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이 말하였다. "당신이 귀신들렸다는 것을 이제야 우리는 알았소. 아브라함도 죽었고 예언자들도 죽었는데 당신은 말하기를 '누가 내 말을 지키면 영원히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하니까요.
우리 조상 아브라함도 죽었는데 당신은 그분보다 더 위대하다는 말이오? 예언자들도 죽었소. 당신은 누구라고 자처하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내 자신을 영광스럽게 한다면 내 영광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이는 나의 아버지이십니다. 그분을 두고 당신들은 '우리의 하느님' 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당신들은 그분을 알지 못했지만 나는 그분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그분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나도 당신들과 같은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알고 있고 또 그분의 말을 지키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조상 아브라함은 내 날을 보겠기에 신명이 났습니다. 과연 그는 보고 기뻐하였습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이 예수께 말했다. "당신은 아직 쉰 살도 되지 않았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단 말이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진실히 진실히 당신들에게 이릅니다.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나는 있습니다."
그러니 그들은 돌을 집어들어 예수께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숨겨 성전에서 떠나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