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주년 신약성서

예수께서 예리고로 들어가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그런데 마침 (거기에) 이름을 자캐오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었고 또 부자였다.

그는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으나 군중 때문에 볼 수가 없었다. 그는 키가 작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예수를 보려고 앞질러 달려가서는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다. 예수께서 거기를 지나가실 참이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그곳에 와서는 쳐다보시고 그에게 "자캐오, 얼른 내려오시오. 오늘은 내가 당신 집에 머물러야 하겠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기뻐하며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셔들였다.

이것을 보고 모두 투덜거리며 "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다니" 하였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보십시오,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의 것을 등쳐먹은 일이 있다면 네 곱절로 갚아 주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습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자는 잃은 것을 찾아 구원하러 왔습니다."

사람들이 이 말씀을 듣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는 비유를 하나 더 들어서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셨고 그래서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고귀한 사람이 왕위를 받아 돌아오려고 먼 지방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종 열 사람을 불러 그들에게 열 미나를 (나누어) 주면서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해 보아라' 하고 일렀습니다.

그런데 그의 시민들은 그를 미워한 나머지 사절단을 뒤따라 보내어 '우리는 이자가 우리 위에 군림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상주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왕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오게 되자, 돈을 주었던 그 종들을 자기에게 불러오게 하여 각자 얼마씩이나 벌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첫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한 미나가 열 미나로 불어났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그에게 '잘했다, 착한 종아, 네가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했으니 열 고을을 다스릴 권리를 가지거라' 하고 일렀습니다.

둘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한 미나로 다섯 미나를 만들었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이 사람에게도 '너는 다섯 고을을 다스리거라' 하고 일렀습니다.

그런데 다른 종은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님, 보시다시피 주인님이 주신 한 미나입니다.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 보관해 두었습니다.

주인님은 엄격한 사람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빼앗아 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두시기에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이에 주인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악한 종아,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하겠다. 내가 엄격한 사람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빼앗아 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두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너는 알고 있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어찌하여 내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았느냐? 그랬더라면 내가 와서 이자와 함께 그 돈을 되찾았을 것이다.'

그러고는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저자에게서 한 미나마저 빼앗아 열 미나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하고 일렀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주인님, 그 사람은 열 미나나 가지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주인이 대답했습니다.) '너희에게 이르거니와, 누구든지 가진 사람에게는 (더) 줄 것이고, 갖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가진 것마저 빼앗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자기들 위에 군림하는 것을 싫어한 내 원수들은 여기 끌어다가 내 앞에서 학살하여라.'"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앞장서 걸으시며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

그리고 예수께서 올리브라 불리는 산의 벱파게와 베다니아에 가까이 왔을 때에 있었던 일이다. 예수께서는 제자 둘을 보내시며

말씀하셨다. "맞은편에 있는 마을로 가시오. 그 마을에 들어가면 전에 아무도 타보지 않은 새끼나귀가 매여 있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그것을 풀어서 끌고 오시오.

혹시 누가 당신들에게 '무엇 때문에 그것을 풉니까?' 하고 묻거든, '주님께서 필요하시답니다' 하고 말하시오."

파견된 이들이 떠나가서 보니 예수께서 자기들에게 말씀하신 대로였다.

그래서 새끼나귀를 풀었더니 그 주인들이 제자들에게 "왜 새끼나귀를 푸는 거요?" 하였다.

제자들은 "주님께서 이것이 필요하시답니다" 하고 말했다.

그리고 새끼나귀를 예수께 끌고 와서는 그 위에 자기네 겉옷을 얹고 예수께서 올라타시게 하였다.

그분이 나아가시자 그들은 자기네 겉옷을 길에 깔았다.

그분이 어느덧 올리브산 내리막길에 이르렀을 때에 제자들의 무리가 모두 기뻐하며, 자기들이 본 모든 기적을 두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미하며

말했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임금님은 축복받으소서! 하늘에 평화, 지극히 높은 곳에 영광!"

그러자 군중 가운데서 바리사이 몇 사람이 예수께 "선생님, 제자들을 꾸짖으십시오" 하고 말했다.

그러나 그분은 대답하여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그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외칠 것입니다" 하셨다.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성을 보시고는 그것을 두고 우시며

말씀하셨다. "이 날 너 역시 평화를 얻는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는구나!

네게 (불행한) 날들이 닥치리니, 네 원수들이 포위망을 치고 너를 에워싸 사방에서 좨들며

너와 네 안에 사는 자녀들을 짓밟고 돌 위에 돌 하나도 네 안에 남겨 두지 않을 것이다. 너를 찾아온 때를 너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성전으로 들어가셔서 장사하는 자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너희는 그것을 '강도들의 소굴' 로 만들었다."

예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대제관들과 율사들과 그리고 백성의 유력자들이 그분을 없애 버릴 방도를 찾았으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백성이 모두 그분의 말씀을 듣는 데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