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주년 신약성서
루카 복음서 9 장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를 한자리에 부르시고 그들에게 모든 귀신을 (제어하고) 질병을 고치는 능력과 권능을 주셨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병든 이들을] 고쳐 주게 하려고 그들을 파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시오.지팡이도 자루도 빵도 은전도 가져가지 말고 속옷도 두 벌씩은 지니고 가지 마시오.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거기 머물러 있다가 거기서 떠나가도록 하시오.
그리고 누구든지 여러분을 받아들이지 않거든 그 고을에서 떠나가며 여러분의 발에서 먼지를 털어 그들을 거스르는 증거로 남게 하시오."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어디서나 (질병을) 고쳐 주었다.
영주 헤로데가 (그 동안에) 일어난 모든 일을 듣고 구구한 소문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떤 사람들에 의하면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켜졌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에 의하면 엘리야가 나타났다고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 의하면 옛 예언자들 중 어느 예언자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헤로데는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다. 그렇다면 내가 들은 이 소문의 주인공은 누구란 말인가?" 하였다. 그리고 그분을 만나보려고 했다.
사도들이 돌아와서 그들이 행한 일을 다 예수께 보고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데리고 따로 베싸이다라는 고을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군중들이 (그것을) 알고 예수를 따라갔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맞아서 하느님 나라에 관해서 말씀하시고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을 낫게 해 주셨다.
그런데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열두 (제자)가 다가와서 예수께 말씀드렸다. "군중을 헤쳐 보내어, 주변의 마을과 농가로 가서 묵게 하고 식량도 구하게 하십시오. 저희는 여기 외딴 곳에 있습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오" 하고 이르시니 제자들은 "저희가 가서 이 모든 백성을 위하여 음식을 사들이지 않는 한, 저희한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 더는 없습니다" 하고 여쭈었다.
사실 남자들만도 대략 오천 명이었던 것이다. 이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을 대략 오십 명씩 떼지어 자리잡게 하시오" 하고 이르셨다.
제자들이 그대로 하여 모두 자리잡게 하였다.
이윽고 예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드시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군중에게 나누어 주게 하셨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먹고 모두 배가 불렀다. 그리고 그들에게 남아 있는 (빵)조각들을 모았더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예수께서 혼자 기도하고 계실 때에 마침 제자들도 함께 있었다. 이 때 예수께서 그들에게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합디까?"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제자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도 하고 다른 이들은 엘리야라고도 하며 또 다른 이들은 옛 예언자들 중 어느 예언자가 다시 살아났다고 합니다."
이어 예수께서 그들에게 "그러면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하겠습니까?" 하고 물으시니, 베드로가 대답하여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들을 나무라시며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명하셨다.
이어서 예수께서 말씀하셨으니, 인자는 마땅히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대제관들과 율사들로부터 버림을 받아 죽임을 당했다가 사흘 만에 일으켜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서는 모든 이를 향해 말씀하셨다. "누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기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합니다.
사실 제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요,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이야말로 목숨을 구할 것입니다.
온 세상을 벌어들인다 해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손해를 본다면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인자도 자기 자신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오게 될 때에 이런 사람을 부끄럽게 여길 것입니다."
참으로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여기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하느님의 나라를 볼 때까지 죽음을 겪지 않을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 말씀을 하신 뒤 여드레쯤 되어서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러 산으로 올라가셨다.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에 당신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그 옷이 하얗게 번쩍였다.
이 때 마침 두 사람이 예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그들은 영광에 싸여 나타나서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바로 (세상을) 떠나가실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깊이 잠들었다가 깨어나서야 예수의 영광을 보았고 또한 그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두 사람이 예수와 헤어지게 되자 베드로는 예수께 "스승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그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구름이 일어 그들을 감쌌다. 그리고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두려워졌다.
그런데 그 구름에서 소리가 울려 "이는 내가 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였다.
그 소리가 울렸을 때는 예수만 보였다.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 무렵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다음날 그들이 산에서 내려오니 많은 군중이 예수를 마중했다.
그런데 마침 군중 가운데서 어떤 남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비오니 제 아들을 보아 주십시오. 제 외아들입니다.
보십시오, 영이 아이를 사로잡으면 아이는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거품을 물며 경련을 일으키게도 합니다. 영은 좀처럼 그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며 상처를 입힙니다.
그래서 그놈을 쫓아내 달라고 선생님 제자들에게 청했으나 그들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대답하여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로다. 내가 언제까지 여러분 곁에 있으며 여러분에게 참고 있어야 한단 말이오? 당신 아들을 이리로 데려오시오" 하셨다.
아이가 다가오는데 귀신이 그를 거꾸러뜨리고 발작을 일으켜 놓았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더러운 영을 꾸짖으시고 소년을 낫게 하여 그를 아버지에게 돌려 주셨다.
그러니 모두 하느님의 위대하심에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모두 예수께서 하신 모든 일을 (보고) 놀라워하고 있을 때 그분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이 말을 귀담아 들으시오. 사실 인자는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다. (이 말씀의 뜻이) 그들에게는 가려져 있어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그들은 이 말씀에 관해 그분께 묻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제자들 사이에 그들 중 누가 제일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서로 수군거린 일이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마음속 궁리를 아시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당신 곁에 세우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름으로 이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 모든 이 가운데서 제일 작은 사람이야말로 큰 사람입니다."
요한이 여쭈기를 "스승님, 어떤 자가 스승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는 것을 보고 그를 가로막았습니다. 그가 저희와 함께 (스승님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로막지 마시오. 사실 여러분을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여러분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하늘에) 맞아들여질 날이 다가오자 그분은 예루살렘에 올라가기로 마음을 굳히셨다.
그분은 당신에 앞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그분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이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보고서는 "주님, 하늘에서 불이 내리어 저들을 태워 버리도록 저희가 말해 볼까요?" 하고 말했다.
그러나 그분은 돌아서서 그들을 나무라셨다.
그리고 일행은 다른 마을로 갔다.
(예수) 일행이 길을 가고 있을 때에 어떤 사람이 예수께 "당신이 어디로 가시든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인자는 머리 기댈 곳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르시오" 하고 말씀하시자 그는 "주님, 제가 물러가서 먼저 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죽은 자들이 자기네 죽은 자들의 장사를 지내도록 내버려 두시오. 당신은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리시오" 하고 이르셨다.
또 다른 사람이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주님! 그러나 먼저 제가 제 집에 있는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쟁기에 손을 얹고 뒤를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