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주년 신약성서

이틀 후면 해방절이자 무교절이었다. 대제관들과 율사들은 어떻게 하면 속임수를 써서 예수를 붙잡아 죽일까 (방도를) 찾고 있었다.

그들은 "백성이 소동을 일으킬지도 모르니 축제 기간에는 안됩니다" 하고 말했던 것이다.

예수께서 베다니아에서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셨을 때였다. 예수께서는 음식상을 받고 계셨는데 한 여자가 값비싼 순 나르드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 (향유를) 그분의 머리에 부었다.

그러자 어떤 이들은 제딴에 언짢아했다. "왜 이렇게 향유를 낭비하는가?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 (받고)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리고 그 여자에게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러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여자를 그냥 두시오. 왜 그를 괴롭힙니까? 그는 내게 좋은 일을 했습니다.

사실 여러분은 주변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항상 만나게 되므로 여러분이 원하면 그들에게 잘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나하고 언제까지나 함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여자는 자기가 할 일을 했습니다. (내) 장례를 위해 내 몸에 향유 바르는 일을 앞당겨 한 것입니다.

진실히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온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선포되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전해져서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이윽고 열두 (제자) 중의 하나인 유다 이스가리옷이 대제관들에게 물러가서, 예수를 그들에게 넘겨 주기로 하였다.

그들은 (그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그에게 은전을 주기로 약속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어떻게 그분을 적당한 기회에 넘겨 줄 수 있을까 (방도를) 찾았다.

무교절 첫날, 곧 해방절 (양)을 잡는 날,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이 해방절 (음식)을 드시도록 저희가 가서 준비하려는데 어디가 좋겠습니까?" 하고 여쭈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제자 둘을 보내시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성안으로 가시오. 어떤 사람이 물항아리를 지고 당신들에게 마주 올 것이니, 그를 따라가시오.

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곳을 보아 그 집주인에게 말하시오. '선생님께서, 내 제자들과 함께 해방절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소 하십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자리를 깔아 준비한 큰 이층방을 당신들에게 보여 줄 것입니다. 거기에 우리를 위해 (음식) 준비를 하시오."

제자들이 떠나 성안으로 가서 보니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다. 그리하여 해방절을 준비하였다.

저녁때가 되어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와 함께 (거기로) 가셨다.

그리고 그들이 자리잡고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진실히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여러분 중의 한 사람, 바로 나와 함께 먹고 있는 사람이 나를 넘겨 줄 것입니다."

그들은 근심하기 시작하여 차례로 예수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말했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열둘 중의 하나, 나와 함께 대접에 (빵을) 담그는 사람입니다.

인자는 자신에 관해서 기록된 대로 떠나갑니다. 그러나 불행하구나, 인자를 넘겨 주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c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 자신을 위해서 좋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드시고 축복하신 다음 떼시어 그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으시오. 이는 내 몸입니다."

또한 잔을 드시고 감사(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돌려) 마셨다.

이 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내 계약의 피로서 많은 사람을 위하여 쏟는 것입니다.

진실히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로운 것을 마실 그 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더 이상 마시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찬송가를 부른 다음 올리브산으로 떠나갔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모두 걸려넘어질 것입니다. (성경에) '내가 목자를 치겠노라. 그러면 양들은 흩어지리로다' 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부활한 후에 여러분에 앞서 갈릴래아로 갈 것입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께 "모두 걸려넘어질지라도 저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이에 예수께서 그에게 "진실히 당신에게 이르거니와, 오늘 이 밤에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당신은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입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는 더 강경하게 "선생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선생님을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다른 이들도) 모두 그와같이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게쎄마니라는 곳으로 갔는데,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기도하는 동안 여기 앉아 있으시오" 하고 이르셨다.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함께 데리고 가셨다. 그분은 무서워 떨며 번민하시기 시작했다.

이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영혼이 근심에 싸여 죽을 지경입니다. 당신들은 여기 머물러서 깨어 있으시오."

그러고는 조금 더 나아가 땅에 엎드려, 할 수만 있다면 (수난) 시간이 자기를 비켜가게 해 주십사고 기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어떤 일이든 하실 수 있사오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소서."

그리고 돌아와서 보시니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시몬, 당신은 자고 있소? 한 시간도 깨어 있지 못했소?

당신들은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시오. 영은 간절히 원하지만 육신은 약합니다" 하셨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다시 가시어 같은 말씀을 하시면서 기도하셨다.

그 다음 다시 오셔서 보시니 그들은 또 자고 있었다. 그들의 눈이 무겁게 내리감겨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윽고 예수께서는 세번째 돌아오시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쉬어야겠소? (그만하면) 됐습니다. 시간이 닥쳤습니다. 이제 인자가 죄인들의 손에 넘겨집니다.

일어나 갑시다. 보시오, 나를 넘겨 줄 자가 가까이 왔습니다."

예수께서 아직 말씀하시고 계실 때에 드디어 열두 (제자) 중의 하나인 유다가 찾아왔다. 또한 그와 함께, 대제관들과 율사들과 원로들이 보낸 군중도 칼과 몽둥이를 (들고 다가왔다).

그런데 그분을 넘겨 줄 자는 그들에게 암호를 일러 주며 "내가 입맞출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 그를 붙잡아서 단단히 끌고 가시오" 하고 말해 두었었다.

그가 와서는 곧 예수께 다가와 "랍비!" 하면서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그들은 예수께 손을 대어 그분을 붙잡았다.

이 때 거기 서 있던 이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대제관의 종을 쳐서 그의 귓바퀴를 잘라 버렸다.

그러자 예수께서 나서시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강도라도 대하듯 나를 잡으러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왔단 말이오?

내가 날마다 여러분과 더불어 성전에 있으면서 가르쳤으나 여러분은 나를 붙잡지 않았습니다. (결국) 성경(말씀)이 이루어지려는 것입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모두 그분을 버리고 도망갔다.

어떤 젊은이가 알몸에 삼베를 두른 채 그분을 따라갔다. 사람들이 그를 붙잡자

그는 삼베를 버리고 알몸으로 도망갔다.

그들은 예수를 대제관에게 끌고 갔다. 그러자 (전직) 대제관들과 원로들과 율사들이 모두 모여왔다.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예수를 뒤따라와 대제관의 저택 안뜰에까지 (들어갔다). 그는 하인들과 함께 앉아서 불을 쬐고 있었다.

대제관들과 온 의회는 예수를 죽이려고 그분에게 불리한 증언을 찾았으나 찾아내지 못하였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분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하였지만, 그 증언들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몇 사람이 일어서서 그분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직접) 들었는데, 그가 말하기를 '나는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헐어 버리고 손으로 짓지 않는 다른 성전을 사흘 만에 세우겠다' 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들의 증언도 일치하지 않았다.

그러자 대제관이 한가운데에 일어서서 예수께 묻기를 "당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소? 이 사람들이 얼마나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소?"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잠자코 계시며 아무런 대답도 하시지 않았다.다시 대제관은 예수께 "당신이 찬양받으실 분의 아들 그리스도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입니다. 여러분은 인자가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또한 하늘의 구름과 함께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대제관이 자기 속옷을 찢으며 말했다. "이제 우리에게 증인들이 무슨 필요가 있겠소?

여러분은 저 신성모독의 (말을)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여기십니까?" 이에 모두 그분이 죽을 죄를 지었다고 단죄하였다.

그리고 몇 사람은 그분에게 침을 뱉고 그분 얼굴을 가리어 구타하면서 "알아맞추어 봐라" 하고 막말하기 시작했다. 또한 하인들도 그분에게 손찌검을 했다.

베드로가 안뜰 아래쪽에 있는데 대제관의 하녀 하나가 와서

베드로가 불쬐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를 유심히 살피면서 "당신도 저 나자렛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지요" 하였다.

그러자 베드로는 부인하여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나는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겠소" 하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바깥쪽 현관을 향해 나갔다. [그러자 닭이 울었다.]

하녀가 그를 보면서, 곁에 서 있던 이들에게 다시 "이 사람은 그들과 한패입니다" 하고 말했다.

그러자 베드로는 다시 부인했다. 그런데 잠시 후에 곁에 서 있던 이들이 다시 베드로에게 "정말 그들과 한패구려. 당신도 갈릴래아 사람이니까요" 하였다.

그러자 베드로는 저주하고 맹세하면서 "나는 여러분이 말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하였다.

바로 그 때 닭이 두번째 울었다. 그러자 베드로는 예수께서 자기에게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당신은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입니다" 하신 말씀을 떠올리고 달려나가며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