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주년 신약성서
마르코 복음서 7 장
바리사이들과 예루살렘에서 온 율사 몇 사람이 예수께 몰려왔다.
그들은 그분의 제자 몇 사람이 부정한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빵을 먹는 것을 보았다.
본디 바리사이들과 모든 유대인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지켜, 한 움큼의 물로라도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또한 시장에서 (돌아와서도 몸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 밖에도 지켜야 할 전통이 많이 있으니, 잔이나 옹자배기, 놋그릇이나 [침대] 따위도 씻곤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은 예수께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라 걷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빵을 먹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사야는 위선자들인 여러분을 두고 잘도 예언했으니,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도다.
헛되이 나를 흠숭하나니, 그들은 사람의 계명을 교리로 가르치는도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계명을 저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또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의 전통을 세우려고 여러분은 하느님의 계명을 잘도 물리칩니다.
모세는 말하기를 '너의 아버지와 너의 어머니를 공경하라' 또한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 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말하기를 '어떤 사람이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코르반이라 하면, 그러니까 제게서 공양받으실 것은 (하느님께 바치기로 한) 예물입니다 하면 그만이다' 하고
그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더는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합니다.
여러분이 전하는 여러분의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비슷한 짓들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군중을 다시 가까이 불러모아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으시오.
사람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습니다.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히는 것입니다.
[알렉산드리아 사본과 베자사본만 다음 구절 첨가] 누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으시오
그리고 예수께서 군중을 떠나 집으로 들어가시자 제자들이 당신께 그 비유에 관해서 물었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도 그토록 깨닫지 못합니까? 여러분은 정말 알아듣지 못하겠습니까?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사람을 더럽힐 수 없으니,
사실 그것이 (사람)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뱃속으로 들어가서 뒷간으로 나간다는 것을 말입니다." - 이로써 그분은 모든 음식은 깨끗하다고 (밝히신 것이다).
또 이어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힙니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속임수, 방탕, 악한 눈길, 모독, 교만, 우둔함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악한 것들은 모두 안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힙니다."
예수께서는 거기서 떠나 띠로 지역으로 물러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서는 아무도 모르게 (묵으려) 하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곧 어떤 부인이 예수의 소문을 듣고 와서 당신 발치에 엎드렸는데, 그의 어린 딸이 더러운 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부인은 헬라 사람으로서 시로페니키아 출신이었다. 그는 자기 딸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어 주십사고 예수께 간청하였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먼저 자녀들이 배불리 먹어야 합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부인은 대답하여 "주님, 그러나 상 아래 있는 강아지들도 아이들이 (먹다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였다.
이에 예수께서는 그에게 "돌아가시오. 바로 그 말 때문에 당신 딸에게서 귀신이 떠나갔습니다" 하고 이르셨다.
이윽고 부인은 자기 집으로 물러가서 아이가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귀신이 떠나간 것을 (알았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다시 띠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갈릴래아 호수로,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로 가셨다.
사람들이 귀먹은 반벙어리 한 사람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를 군중 가운데서 따로 데리고 나오시어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뱉어 그의 혀를 만지셨다.
그러고는 하늘을 우러러보고 한숨을 쉬시며 그에게 "에파타" ,즉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즉시] 그의 귀가 열리고 그의 굳은 혀도 풀렸으니, 그는 제대로 말을 하였다.
예수께서는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엄명하셨다. 그러나 엄명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사실 그들은 소스라치게 놀라서 말하기를 "그분은 모든 일을 좋게 하셨구나. 저 귀머거리들은 듣게 하시고 저 벙어리들은 말을 하게 하셨구나"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