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성경 > 이사야서

히브리 말로 여샤야후(1역대 3,21; 에즈 8,7.19; 느헤 11,7에는 축약형이 쓰인다.)라 하는 이사야는 ‘주님(야훼)께서 구원하신다(또는, 구원하셨다)’ 또는 ‘주님(야훼)은 구원이시다’를 뜻한다. 같은 이름을 지닌 사람들이 1역대 25,3.15; 26,25에도 나오는데 모두 다 이사야 예언자보다 후대의 사람들이다.

이사야 예언자의 활동은 기원전 8세기 중반에서 기원전 7세기 초까지 이루어진다.

이사야가 전하는 “환시”의 수신자로 “유다와 예루살렘”이 지명된다. 그런데 이 책에는 폐망 전의 북 왕국 이스라엘은 물론(1,3; 5,7; 8,14에 나오는 이스라엘은 선택된 하느님의 백성 전체를 가리킬 수 있다.) 이민족들에 관한 예언도 들어 있다. 이 ‘머리글’은 유배 시대 이후 편집자가 쓴 것으로, 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한 그의 특별한 관심을 반영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사야 자신이, 어떤 면에서 선택된 백성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유다와 예루살렘에 주된 관심을 기울이면서도(이민족들에 대한 예언 역시 결국은 유다와 예루살렘을 위한 것이다.), 동시에 인위적인 남북의 경계를 넘어서는 전망을 지니고 있었음도 강조해야 할 것이다.

“환시”는, 현실로는 없는 바를 있는 듯이 보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눈으로 보는 것을 가리키는 낱말로 바로 앞에 나오는 ‘보다’ 동사에서 파생한 명사형이다.

“하늘”과 “땅”을 부름은 본래 법률 언어에 속한다. 이들은 장엄한 계약의 체결 또는 그것의 파기에 대한 증인이 되도록 부름을 받는다. 신명 30,19; 31,28; 32,1; 시편 50,4 참조.

이스라엘 백성은 탈출 4,22; 예레 3,19; 31,20; 호세 2,1; 11,1에서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린다. 본래 이 칭호는 임금에게만 국한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9,5; 시편 2,7). 백성 전체에게 적용된 이 칭호는 이민족 종교들에서처럼 출생에 따른 부자 관계가 아니라, 자애로운 아버지의 양육을 부각시킨다.

짐승들은 지혜 문학에서 가끔 일정한 표본으로 언급된다(잠언 6,6; 30,25-26). 11,6에서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이에 상응하는 히브리 말은 슬픔과 불행, 애도와 죽음,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질책과 저주의 뜻을 나타내는 감탄사이다.

재판에서처럼 예언자는 유다에 대한 탄핵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은 이사야가 자주 하느님께 부여하는 칭호로서, 이사야서 외에는 2열왕 19,22; 시편 71,22; 78,41; 89,19; 예레 50,29; 51,5에만 나온다. 6,3과 각주 참조.

칠십인역과 고대 라틴 말 역본에는 이 행이 들어 있지 않다. 뜻이 분명하지 않다 하여 수정, 번역하기도 하고, 상응하는 행이 없이 혼자 떨어져서 절의 운율을 벗어난다 하여 후대에 첨가된 문장으로 여기기도 한다.

직역: “기름으로 부드럽게 되지도.”

“이방인들”은 침입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낱말이 바로 앞 행에서도 쓰였고, “파괴”에 해당하는 히브리 말에는 관용구처럼 ‘소돔과 고모라’가 연결되기 때문에(13,19; 신명 29,22; 예레 49,18; 50,40; 아모 4,11) “이방인들”을 “소돔”으로 수정하여 “소돔이 파괴된 것처럼 …….”으로 옮기기도 한다.

시온은 선택된 백성의 나라 이스라엘의(3절과 4절) 수도 예루살렘의 중심으로서 주민을 포함한 이 도성 전체를 가리키고, “딸”은 시온에 대한 동격 서술어로서 도시 전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옮겨지는 이 말은 칠십인역을 참조하여 히브리 말의 모음을 약간 수정하여 얻은 것이다. 이에 상응하는 히브리 말은 본디 ‘경비된, 보호된’을 뜻한다.

이미 오랜 역사를 지니는 ‘남은 자들’(생존자들)에 대한 생각은 이사야의 메시지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이는 아마도 그가 직접 겪으면서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으로 여겼던 여러 환난에서 기인하였을 것이다. 이 심판이 백성을 완전히 근절시켜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예언자에게, 이스라엘 민족의 선택 자체가 문제시되지는 않고, ‘남은 자들’은 하느님의 은혜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므로, 이들은 이에 상응하는 응답을 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해 주었을 것이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에 대해서는 13,19; 창세 19; 신명 29,22; 아모 4,11; 스바 2,9; 로마 9,29 참조.

바로 앞에서 이루어진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언급과 연결되는 새로운 신탁이다. 저주받은 이 두 도시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처럼 타락한 하느님 백성들에게 하는 말이다. 예언자가 전하는 “가르침”의 내용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드리는 경신례에 관한 비판이다. 경신례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으면서, 예언자는 다음과 같이 이에 대한 판단의 원칙들을 강조한다. 가) 경신례의 가치는 예식의 빈도와는 상관이 없다(13절). 나) 경신례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얼굴을 찾는’ 이들에게 하시는 요구에 따라 사는 사람들만이 드릴 수 있다(17절). 다) 경신례는 이웃 특히 약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들을 대신할 수 없다. 탈출 22,20; 신명 24,17; 27,19 참조. 그래서 이 “가르침”은 (예레 7,22; 호세 6,6; 아모 5,25와 같이) 인위적인 경신례의 제거보다는 그 개혁과 심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직역: “너희 제물들의 이 무더기는 나에게 무엇이냐?”

어떤 히브리 말 수사본과 시리아 말 역본에 따른 번역이다. 직역: “너희가 나의 얼굴 (앞에) 보이러.” 본디는 위의 번역과 같았지만, 하느님의 얼굴을 본다는 의인화된 표현이 불경하게 여겨질 수 있다는 종교적 경건심에 따른 판단에서 유다인 성경 전승가들이 ‘보다’를 ‘보이다’로 수정한 것으로 여겨진다(히브리 말에서는 모음 두 개만 고치면 된다).

2-3행의 직역: “누가 너희 손에서 그런 것을 요구하였느냐? / 내 뜰을 짓밟는 것.” “그런 것”은 본디 제물을 가리켰던 것으로 여겨진다(12절이 현재는 세 개의 행으로 이루어졌지만, 본디는 제물이 언급되는 문장이 둘째 행으로 하나 더 있었으리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그래서 “누가 너희 손에서 그런 것을 요구하였기에 / 내 뜰을 짓밟느냐?”로 옮기기도 하고, 부정사 ‘밟는 것’을 현재 완료형 복수로(“내 뜰을 짓밟는 자들아”) 수정하기도 한다.

제물을 불에 태우는 연기일 수도 있다.

“나에게는 역겹다”를 관계문으로 이해해서 “더 이상 헛된 제물도 / 나에게 역겨운 향연(香煙)도 가져오지 마라.”로 번역하기도 한다.

번제와 친교제를 봉헌하는 초하룻날에 대해서는 민수 28,11-15; 1사무 20,5.18.24 등 참조.

직역: “불의와 축제 모임을.” 종교적인 모임이면서도 부정이 자행되는 축제를 가리킨다. 칠십인역에는 “불의” 대신 “단식”으로 되어 있지만, 이를 따를 당위성은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희생 제물로 바칠 동물을 잡느라고 피에 젖은 손이, 악행을 저질러 남의 피로 덮인 것을 연상시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악행은 일차적으로 살인이지만, 이사야는 이를 더욱 넓게 이웃의 권리를 유린하는 것에도 적용한다. 살인에는 사형이 내려지는데(창세 9,6; 탈출 21,14), 이러한 사실은 이 구절들에서 악행의 심각성을 말해 준다.

직역: “행실들의 악함을.”

본디 히브리 말에서는 능동형 “억압하는 이”로 되어 있지만, 고대 번역본들처럼 수동형으로 모음을 바꾸었다.

3행 전체의 뜻이 분명하지 않다.

본디 히브리 말에서 ‘권리를 되찾아 주다’는 ‘심판하다’를, ‘두둔해 주다’는 ‘소송하다’를 뜻하는 법률 용어지만, 다른 많은 구절들에서처럼 여기에서도, 대표적인 약자인 고아와 과부에 대한 포괄적인 도움으로 이해된다.

본디 순서는 “오너라, 우리 시비를 가려보자.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로서, (2절과 같이) 법적 탄핵의 양식인데, 이로써 여기에서는 백성의 응답에 따라 실현되는 용서의 약속이 도입된다.

“진홍”과 “다홍”은 본디 이런 색으로 염색된 천을 가리킨다.

이를 의문문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은데 / 눈같이 희어질 수 있으랴? / 다홍같이 붉은데 / 양털같이 될 수 있으랴?”

칠십인역은 “칼이 너희를 먹으리라(집어삼키리라).”로 옮긴다. “너희는 칼을 먹게 되리라.”로 수정, 번역하기도 한다. ‘집어삼키는 칼’에 대해서는 신명 32,42; 2사무 2,26; 18,8; 예레 2,30; 12,12 참조.

직역: “주님의 입이 말씀하셨다.”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창녀”의 이미지는 이사야서에서 여기에만 나오지만, 호세아는 이를 이미 폭넓게 사용하였고(호세 1,2; 2,7; 3,3 등) 이후 예레미야서와 에제키엘서에서도 되풀이된다.

많은 현대 주석가들은 이 마지막 행을, 형식상 절의 운율을 벗어나고 내용상 앞에 서술된 옛 상태에 직접 대비되는 현재의 상태를 말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후대의 첨가문으로 여긴다.

정의를 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뇌물을 받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무죄한 사람을 처형시키려고 뇌물을 사용하는 자는 저주를 받게 되어 있었다. 5,23; 탈출 23,8; 신명 16,19; 27,25.

17절 4-5행의 내용에 반대되는 현실을 질책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장사(壯士)”라는 칭호는 구약 성경에서 여기에만 나오지만, 하느님의 옛 칭호인 “야곱의 장사”(49,26; 60,16; 창세 49,24; 시편 132,2.5)의 변형으로 이해된다.

히브리 말로 “주”는 아돈이고, “주님”은 야훼이다.

1,4와 각주 참조.

금속의 정련(精鍊) 과정을 말한다(22절 참조). 은을 추출하려면, 은이 함유된 납에다 불로 열을 가하여 은과 납을 분리시킨다(“쇠 찌꺼기”는 본디 이 납을 가리킨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이 작업이 실패하면, 탄산칼슘과 나트륨의 혼합물(“잿물”은 본디 이것을 가리킨다.)을 이용한 새로운 정제 과정을 거쳐 추출해 낸다. 예레 6,29; 에제 22,18 참조.

“처음”과 “시작”은 여기에서 이스라엘의 수도로서 예루살렘의 기원 곧 다윗 시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25절의 “돌려”와 26절 1-2행의 ‘돌려 놓다’는 본디 히브리 말에서 같은 동사로서 각각 절의 첫머리에 나오는데, 이는 의식적인 배열로서 그 뜻을 강조하는 것이다.

문맥상 이 내용은 하느님의 심판을 통한(25절 금속 정제 참조) 이스라엘의 순화이다. 그런데 “공정”을 뜻하는 히브리 말은 ‘재판, 심판’도 뜻하므로, 이 행을 “시온은 심판으로 구원을 받고”로 옮기기도 한다.

칠십인역은 “포로들”로 이해한다(“포로”와 “회개한 이”가 히브리 말에서는 같은 자음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경우 이 구절은 이사야 예언자의 말이 아니라, 유배 또는 유배 이후에 첨가된 것이 된다. 이 밖에 “주민들은”으로 수정, 번역하기도 한다.

“공정”과 “정의”는 문법적으로 하느님의 것일 수도 있고 인간의 것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는 둘 중 어느 하나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공정과 정의가 바탕을 이루면서 인간의 그것까지도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본문에는 이 낱말이 명사형으로 되어 있지만, 문법상 고대 번역본들처럼 동사형으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상응하는 히브리 말은 참나무나 테레빈 나무처럼 (가나안 땅에서) 큰 나무를 뜻한다. 이 나무는 그것이 드러내는 왕성한 생명력 때문에 ‘거룩한 나무’로 여겨졌다. 우리나라의 ‘서낭나무’ 참조.

본문에는 복수 3인칭으로 되어 있지만, 몇몇 히브리 말 수사본과 타르굼처럼 2인칭으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

앞서 나온 나무 둘레에 울타리를 친 땅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풍요 다산을 기리는 매우 관능적인 제의(祭儀)가 거행되었다(17,10; 호세 4,13 참조).

이로써 예언자는 이스라엘인들이 가나안인들에게서 물려받은 풍요 다산의 자연주의적 제의를 고발하는 것이다. 후대의 성경 구절들은 이러한 경신례가 오랜 기간 동안 널리 통속화되었음을 말해 준다. 57,5; 65,3; 66,17; 예레 2,20.23 참조.

“강자”와 “행적”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가리키는지 분명하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이 세상에서 힘이 있는 사람과 그의 업적일 수도 있고, 또는 29-30절의 연속으로서 풍요 다산의 제의 덕분에 힘이 세졌다고 착각하는 자와 그가 정원에서 거행한 예배 또는 그가 만든 우상일 수도 있다.

5,24; 9,4.17-18; 10,16-17; 26,11; 29,6; 30,27.30.33; 33,11 참조.

“…… 주님을 위한 날이 오리라.”, “…… 주님께서 한 날을 간직하고 계신다.”로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