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성경 > 오바드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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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드야서는 21개의 절로만 이루어진 소책자로서, 예언서 가운데에서 가장 짧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 때문에 이 예언서를 별다른 가치가 없는 책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 예언서는 거대한 영감이 흐르는 매우 아름다운 신탁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문학 유형은 예언자들의 ‘민족들에 관한 신탁’, ‘주님의 날’의 도래를 선포하는 신탁들의 유형과 유사하다.

오바드야서의 구성을 살펴보면, 머리글에(1ㄱ절) 이어서 환시가 소개된 다음(1ㄴ-14절), 어떤 편집자의 손에 이루어진 결론적 선언이(15-18절) 뒤따른다. 그리고 익명의 서기들이 산문에 가까운 문체로 쓴, 앞부분 전체에 관한 해설이 첨가되어 있다(19-21절).

이 예언서의 저작 시기와 관련해서는, 하나의 표지가 그 시기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예언자는 환시에서, 예루살렘이 함락당할 때에, 에사우의 후손들인 에돔인들이 야곱의 후손들인 이스라엘인들에게 한 행실을 고발한다(10절). 그래서 이 예언서는 예루살렘이 함락된 해인 기원전 587년 조금 이후에 쓰였을 것이다.

오바드야 예언자에 대하여 알려진 것은 이름뿐이다. ‘주님의 종’을 뜻하는 오바드야는 성서적 이름으로서 구약 성경에 여러 동명이인이 나오는데, 우리는 이 예언자에 대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근본적인 것은 그의 메시지이다. 하나밖에 없는 예루살렘 성전은 파괴되고 백성은 유배를 가서 이제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일 때, 오바드야는 환시를 본다. 거기에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날’의 도래를 선포하시고, 당신께서 민족들의 주님으로서 역사 속에 개입하시어 통치하신다는 사실을 드러내신다. 이러한 메시지를 듣는 동안에 예언자는 에돔의 죄악을 설명하려고 스스로 입을 연다(10-15절). 그 죄악은 한마디로 이스라엘에 대한 배신과 탐욕이며 현자들의 오만한 주장이다. 이 모든 것은 낙담한 생존자들의 공동체에 위안을 주는 하나의 신탁을 이룬다.

2-6절이 형식은 약간 다르지만 예레 49,7-16에 다시 나오는데, 이것이 문제가 된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어떤 학자들은 오바드야서가 예레미야서보다 앞서 저술된 책으로서 기원전 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멸망에(기원전 587년) 관한 시사가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그러한 가설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예레미야서의 구절과 오바드야서의 구절 가운데에서 어느 것이 먼저인지에 대해서도 어떤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두 개가 공통된 출전에서 나왔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