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성경 > 이사야서

53장

‘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

1

우리가1) 들은 것을2) 누가 믿었던가? 주님의 권능이 누구에게 드러났던가?

2

그는 주님3) 앞에서 가까스로 돋아난 새순처럼, 메마른 땅의 뿌리처럼 자라났다.4) 그에게는 우리가 우러러볼 만한 풍채도5) 위엄도 없었으며 우리가 바랄 만한 모습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한 그는 고통의 사람, 병고에 익숙한 이였다. 남들이 그를 보고 얼굴을 가릴6) 만큼 그는 멸시만 받았으며 우리도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4

그렇지만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 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

5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6

우리는 모두 양 떼처럼 길을 잃고 저마다 제 길을 따라갔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이 그에게 떨어지게7) 하셨다.

7

학대받고 천대받았지만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구속되어 판결을 받고8) 제거되었지만 누가 그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던가?9) 정녕 그는 산 이들의 땅에서 잘려 나가고 내 백성의 악행10) 때문에 고난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르지도 않고 거짓을 입에 담지도 않았건만 그는 악인들과 함께 묻히고11) 그는 죽어서12) 부자들과13) 함께 묻혔다.

10

그러나 그를 으스러뜨리고자 하신 것은 주님의 뜻이었고 그분께서 그를 병고에 시달리게 하셨다. 그가 자신을14) 속죄 제물로 내놓으면15)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 살고16) 그를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는17)18) 고난의 끝에 빛을19) 보고 자기의 예지로 흡족해하리라.20) 의로운 나의 종은 많은 이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의 죄악을 짊어지리라.

12

그러므로 나는 그가 귀인들과 함께 제 몫을 차지하고21) 강자들과 함께 전리품을 나누게 하리라. 이는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22) 버리고 무법자들 가운데 하나로 헤아려졌기 때문이다. 또 그가 많은 이들의 죄를 메고 갔으며 무법자들을 위하여 빌었기 때문이다.

주석
1

이 “우리”가 누구인지 본문은 말하지 않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인 것으로 여겨진다.

2

“들은 것”은 “알린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3

본문에는 그냥 “그”로만 되어 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주님”으로 이해하였다. “우리”로 수정하기도 한다.

4

3-4행이 분명히 하는 것처럼 볼품없이 가까스로 자라나는 성장을 뜻한다.

5

본디 52,14에서 “자태”로 옮긴 것과 같은 낱말이다.

6

혐오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어 사람들이 보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는 것이다.

7

직역: “그를 맞히게.”

8

“그가 억압을 받고 재판을 받아”로 옮기기도 한다. 어쨌든 불의한 재판을 가리키는 것으로, 폭력적이고 왜곡된 재판을 뜻한다.

9

“운명”에 해당하는 히브리 말은 본디 “세대”를 뜻하는데, 이것이 이 문맥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운명” 이외에도 “씨족”, “동시대인들”(이 경우는, “그의 동시대인들 가운데 누가 그에 대하여 ……?”로 번역된다.) 등으로도 이해한다.

10

“내(쿰란 수사본에는 ‘그의’로 되어 있다.) 백성의 악행”을 “그들의 악행”으로 수정하기도 한다. 이 둘은 히브리 말에서 꼴이 비슷하다.

11

직역: “사람들이 그의 묘지를 악인들 사이에 만들고.”

12

직역: “그가 죽을 때.” 쿰란 수사본에는 “그의 무덤은”으로 되어 있다.

13

본문에는 단수로 되어 있는데 집합 명사로서 단수이다. 그러나 이 낱말이 이 문맥에서 지니는 구체적인 뜻이 불분명하다 하여 “악을 저지르는 자들”로 수정하기도 한다.

14

“네가 네 자신을” 또는 “그의 영혼이(= 그 자신이) 자신을”로 옮길 수도 있다.

15

속죄 제물로 인간을 제시하는 구약 성경의 유일한 구절이다. 인간 제물은 본디 엄하게 금지되었다.

16

“오래 살고”의 직역: “그의 날들(= 생애)을 길게 하고.”

17

여기에서부터 주님의 말씀이 시작된다.

18

“자기 영혼의”로 옮길 수도 있다.

19

본문에는 이 낱말이 없지만 쿰란 수사본과 칠십인역에는 들어 있다.

20

“자기의 예지로”는 본디 이 행의 끝에 있어서, 이를 다음 행과 연계시키기도 한다.

21

직역: “그러므로 나는 귀인들 사이의 그에게 몫을 나누어 주고.”

22

“생명을”로 옮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