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성경 > 이사야서

2열왕 16,5에서도 이 동맹군은 예루살렘을 포위하기는 하였지만, 함락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되어 있다. 아람은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를 수도로 하는 아람족의 왕국을 가리킨다(그래서 ‘다마스쿠스 왕국’ 또는 ‘시리아 왕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절은 7장과 8장의 신탁들과 관련된 상황, 곧 ‘시리아-에프라임 전쟁’이라 불리는 이 동란의 상황을 짤막하게 요약한다. 아시리아 임금 티글랏 필에세르 3세의 성공적인 정벌은 기원전 738년에 다마스쿠스와 사마리아까지 미쳐서, 아람 임금 르친과 이스라엘 임금 므나헴은 조공을 바쳐야만 했다. 기원전 736-735년에 티글랏 필에세르는 메디아인들과 아르메니아인들을 정복하기 위한 원정을 통해서 북부 지방을 점령하고 있었다. 르친은 티글랏 필에세르에게 대항하는 연합 전선을 조직하고, 권력을 찬탈하여 사마리아의 새 주인으로 등장한 므나헴을 끌어들인다. 이들은 유다 임금 요탐이 죽기 전에 그 의중을 떠보았는데, 요탐은 아마도 동맹에 가담하기를 거절했던 것 같다(2열왕 15,37 참조). 요탐에 이어 기원전 735년 왕위에 오른 젊은 아하즈는 (2역대 28,5-7에 따르면) 동맹군에 대적하지만 큰 손실을 입는다. 수도와 왕조에 대한 동맹군의 위협에 당황한 아하즈는, 막대한 조공을 바치고 속국의 지위를 수락하는 대가로 아시리아에게 도움을 청하리라 결심한다(2열왕 16). 이사야가 아하즈에게 파견된 것은, 아하즈가 선택된 왕조의 독립에 막중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이 결심을 굳히는 순간이었다.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 말은 본디 ‘자리를 잡다, 쉬다’를 뜻한다. 이러한 뜻이 문맥상 부자연스럽다 하여 이 동사를 ‘-에 의지하다, -와 동맹을 맺다’로 이해하기도 하지만(칠십인역도 이렇게 이해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하겠다.

다윗 왕실은 무엇보다도 선택된 왕조로서 그 존립이 하느님의 약속으로 보장되었지만(2사무 7,8-16; 시편 89,20-38; 132,11-12 등 참조), 동맹군이 이제 그 존립을 위협하고 나선 것이다(아래 6절 참조).

상징적인 이름으로 ‘남은 자가 돌아올 것이다.’를 뜻한다(8,1-4.18; 호세 1,4-9 참조). 이것은 히브리 말의 문법 구조상 ‘남은 자’가 강조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는 해석상의 어려움이 있는데, 이를 (적어도 일부 남은 자들이 돌아오리라는) 하나의 약속으로 이해해야 할지, 아니면 (일부 남은 자들만이 돌아오리라는) 경고로 이해해야 할지, 그리고 ‘돌아오다’가 귀환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회개를 의미하는지, 이 본문만 가지고는 결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어쨌든 이사야가 자기의 선포 내용을 담아 이름을 지은 이 아이는 이사야가 소명을 받은 뒤에 태어났음이 틀림없다.

실로 짠 피륙을 알칼리 액을 탄 물에 담가 발로 밟고 손으로 주무르고 방망이로 두드려서 깨끗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많은 물이 필요하였다(다음 각주 참조).

“‘마전장이 밭’에 이르는 길가 윗저수지의 수로”라는 장소는 아시리아 임금 산헤립의 사절들과 유다 임금 히즈키야가 보낸 관리들이 만나는 곳을 언급하면서 다시 나온다(36,2와 2열왕 18,17 참조). “윗저수지”는 예루살렘 북쪽 또는 북서쪽에 있는 빗물 저장소가 아니라, 기혼 샘에서 내려오는 물을 조절하는 못이다. 이 저수지의 물은 언덕 옆의 노천으로 흘러 들어가 성벽 안의 ‘왕실 정원’에 물을 대기도 하였다. 포위군들이 이용하거나 통제하는 것을 막으려고 아하즈는 이 수로를 (22,9에 언급되는) “아랫저수지” 쪽으로 (아마도 땅속으로 해서) 돌린다. “마전장이 밭”은, 1열왕 1,9에 언급되는 샘으로서 게헨나와 키드론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엔 로겔(히브리 말은 다르지만, 이 역시 ‘마전장이 샘’을 뜻한다.)과 관련되는 것이 틀림없다. 이곳으로 난 길은 (36,2와 2열왕 18,17에서도 함께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수로를 따라가게 되어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래서 이사야는 아하즈를 만나러 나갈 때 수로의 방향을 돌리는 공사가 시작되는 곳을 향해서 간다(예루살렘의 남동쪽, 성벽 바로 곁). 예언자가 신뢰심을 가지라고 권고하러 온 곳이 바로 임금이 포위 공격에 대비하여 준비를 갖추는 장소인 것이다.

어떤 사람을 ‘-의 아들’로만 부르는 것은 경멸의 뜻을 담고 있다(7,6; 2사무 20,27 참조).

“타고 남아”는 내용상 덧붙인 말이다.

“이 둘은 …… 지나지 않으니”의 직역: “이 연기 피우는 장작의 끄트머리(또는, ‘꼬리’) 두 개 때문에.” 거의 다 타서 이제 연기만 피우는 장작 끝을 가리킨다. 이러한 장작은 죽음(43,17. 그리고 욥 18,5-6; 예레 25,10도 참조), 특히 한 가족의 멸족을(2사무 14,7) 예고하는 나약함을(42,3 참조) 나타내는 이미지이다. 이것으로 다마스쿠스의 왕실과 (어떠한 왕조에도 결부되어 있지 않은) ‘르말야의 아들’의 집안에 닥치게 될 운명이 묘사되는 것이다. 반면에 다윗의 ‘등불’은 영원히 켜져 있을 것이다(2열왕 8,19 참조).

칠십인역에는 타브엘로 되어 있다. 이 이름은 여기밖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름으로 아람인 곧 시리아 사람으로 여겨진다.

히브리 말로는 아도나이 야훼이다.

3-4행은 문맥상 여기에 맞지 않아 9절 전반부 다음에 배치하기도 하고, 전체적인 내용상 예언자는 가까운 장래를 말하고 있는데 이 두 행만이 65년 뒤의 일을 구체적으로 말할 리가 없다 하여 후대의 첨가문으로 여기기도 한다.

다마스쿠스와 르친, 사마리아와 권력 찬탈자인 르말야의 아들 페카는 예루살렘과 다윗 왕조와는 달리 하느님으로부터 어떠한 선택이나 보증을 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계략은 성사되지 못하고 그들 자신도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문장은 히브리 말에서, 각각 한 음절로 되어 있는 3행의 조건을 나타내는 접속사와 4행의 강조어를 빼면, “로 타아미누 / 로 테아메누”이다. ‘믿다’와 ‘서 있다’는 한 어근에서 파생한 두 가지 변화형으로서, 이 어근은 ‘견고하다’, ‘확고하다’의 뜻도 지니고 있으며 아멘도 같은 어근에서 나온다. 예언자는 이러한 일종의 언어유희로 신앙의 깊은 뜻을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를 우리말 번역에서 만족하게 표현해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마도 다른 기회에, 그러나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은 때에 지금까지의 상황과 관련해서 주님께서 하신 말씀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11절에서 “주 너의 하느님께”라는 말은 주님께서 직접 하시기보다는 이사야가 하는 것이 더 알맞고, 또 일반적으로 13절에서 말하는 주체를 이사야로 보기 때문에, 여기의 “주님”을 이사야로 수정하기도 한다.

이사야서에서 “표징”은 단순히 기적이 아니라, 곧바로 또는 조금 뒤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오랜 뒤에 일어날 사건을 확신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뜻한다(8,18; 20; 37,30; 38,7-8 참조).

히브리 말에서는 “청하여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저승”과 “청하여라”는 똑같은 자음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본디는 “저승”이었는데 “청하여라”로 모음이 잘못 붙여진 것으로 여겨진다.

윗세계와 아랫세계의 대립은 이 말씀의 장엄성과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사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신명 33,13; 욥 11,8 참조).

아하즈의 대답은 ‘주님을 시험하지 마라.’(신명 6,16. 그리고 탈출 16,2-36; 시편 78,18; 마르 1,12-13과 병행구도 참조) 하는 계명에 부합된다. 그러나 아하즈의 자세가 신학적으로는 올바르게 보여도, 그 이면에는 주님을 믿고 모든 것을 거는 신앙의 용기, 곧 주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모자라다는 사실이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본문에는 누구라는 말이 없이 동사만 단수 3인칭으로 되어 있다. 10절에 맞추면 ‘주님’이 되고, 13절의 “나의 하느님”에 따르면 이사야가 된다. 일반적으로 후자를 채택하기 때문에 이 번역에는 이사야를 덧붙인다.

당시 조정과 예루살렘의 구체적 상황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유다 왕실이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성가시게 하였는지 분명하게 설명할 수가 없다. 대체적으로, 위기에 대처해 나가면서 발생한 예루살렘 주민들의 분열상을 그 배경으로 여기거나,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이사야 자신을 가리킨다고 이해하기도 한다.

히브리 말에서는 한 낱말로 되어 있으면서 앞에 정관사가 붙은 “젊은 여인”은 동정이냐 아니냐, 미혼이냐 기혼이냐의 명확한 구분 없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여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많은 경우 ‘처녀’를 의미하기는 하지만(이러한 의미에서 ‘동정녀’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 뜻만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젊은 기혼 여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여인”이 누구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뿐만 아니라, 어느 것도 이론의 여지 없이 명백하다고 말할 수 없는 형편이다. 몇몇 의견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예언자의 부인, 예언자가 말할 당시 그 부근에 있던 어떤 임신한 여인, 현재 임신한 (또는, 장래 임신할) 어떤 여인, 예언자가 환시 중에 본 어떤 신비로운 여인으로서 메시아를 낳을 어머니, 그리고 왕비(당시 궁궐에서는 왕비를 “젊은 여인”으로 불렀으리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등이다. 칠십인역은 이 “젊은 여인”을 “동정녀”로 번역하였는데, 이는 기원전 2세기(또는, 그 이전)부터 유다교 내의 어떤 전통이, 앞으로 일어나리라 고대되는 이 특이한 탄생을 동정녀 모친에게서 나오는 메시아의 탄생으로 이해했음을 뜻한다. 마태 1,23에 이어서 고대 그리스도교 전통은 이 신탁을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적용시켰다.

이를 현재로 이해할 수도 있다. “…… 잉태하고 있는데.”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를 뜻한다. 시편 46편에서 후렴 역할을 하는 구절 안에 이와 비슷한 표현이(“만군의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나오는 것으로 보아 임마누엘은 전례 중의 환호였던 것 같다(민수 23,21; 아모 5,14; 미카 3,11; 스바 3,15 등 참조). 사람 이름으로는 더 이상 구약 성경에 나타나지 않는 이 표현은 여기에서 상징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7,3; 8,1-4.18 참조) 구원의 약속을 담고 있다. 이 아기는 8,8(8,10 참조)에서 유다의 승리에 대한 담보로 다시 등장한다.

본디 타동사로 되어 있는 ‘하다’(부르다) 동사의 주어는(곧, 아들의 이름을 지어 부르는 주체) 히브리 말에서 단수 2인칭 여성이지만(자음만으로 이해할 때는 남성도 가능하다.), 단수 3인칭 여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하느님께서 점지해 주셨을 때, 어머니가 아들의 이름을 짓는 일은 구약 성경에서 드물지 않게 나온다. 창세 16,11; 29,32─30,24; 판관 13,24; 1사무 1,20. 그리고 마태 1,21도 참조.

“엉긴 젖과 꿀”은 고급 양식으로서(바빌론의 경신례에서는 이것들을 신들에게 봉헌하였다.) 풍요의 상징이고(신명 32,13. 그리고 탈출 3,8 등에 나오는 이와 비슷한 표현인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참조), (‘농경’ 생활의 표징인 기름과 술처럼) ‘목축’ 활동의 표징이기도 하다. 이 표현은 후대의 제2에녹서 8,5에서 낙원과 관련해서 다시 나온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선택할 줄 아는 것과 ‘먹는’ 행동 사이의 연관은 창세 2─3장에도 나온다.

본문에는 그냥 단수 2인칭 ‘당신’으로 되어 있다.

기원전 732년에 다마스쿠스는 아시리아 제국의 티글랏 필에세르 3세의 손아귀에 떨어져서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하게 되고, 이스라엘은 이를 무사히 벗어나지만 많은 영토를 뺏기고 국민의 수도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2열왕 15,29).

“아시리아의 임금을 시켜”는 히브리 말 본문에서는 문장의 맨 끝에 나오는데, 후대의 첨가문으로 여겨진다.

세 번 되풀이된 “임금님”은 히브리 말 본문에서는 단순히 단수 2인칭 ‘당신’으로만 되어 있다.

13절에서 시작한 신탁은 여기에서 끝나는데, 이 17절이 왕국의 분단 이전 상태를 예고하는 구원의 약속인지, 또는 예전에 겪어 본 적이 없는 멸망의 위협인지 분명하지 않다.

18절의 이 첫 말마디는 아마도 새로운 신탁의 시작을 의미하는 듯하다. 이 신탁은 뒤따라오는 다른 신탁들처럼(20.21-22.23-25절) ‘시리아-에프라임 전쟁’ 때 발설되었고, 임마누엘에 관한 근본 신탁의(13-17절) 뜻을 조명하고자 바로 뒤에 배치된 것으로 여겨진다.

나일강과 그 지류들을 가리킨다.

나일강 하류의 끝으로서 삼각주, 또는 상류의 끝으로서 상(上) 이집트나 에티오피아를 가리킬 수 있다.

악착스럽고 사나운 적들의 상징으로 쓰인 벌에 대하여 신명 1,44와 시편 118,12 참조.

전통적으로 이렇게 이해해 오고 있지만, 구약 성경에서 여기에 한 번만 나오는 이 낱말의 뜻은 분명하지 않다. 이 밖에도 “풀밭”, “가시나무” 등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유프라테스강을 말한다.

완곡어법으로서 ‘거웃’을 가리킨다(6,2와 각주 참조).

20절은 나라를 황폐시키고 유배를 떠나게 하는 아시리아 군대의 침입을 예고하고 있다(포로들이 전체적으로 털과 수염이 깎인다는 것은 특별한 불명예로 여겨졌다. 3,24; 2사무 10,4-5; 에제 5,1 참조). 그러나 이것이 기원전 734-732년에 일어난 아시리아의 침공인지(여기에 다마스쿠스와 북부 팔레스티나 주민의 유배가 뒤따른다.), 아니면 기원전 722-721년에(사마리아 주민의 유배), 또는 기원전 701년에 일어난 침공인지(유다 지방에 퍼져 있던 성곽 도시 거주민들의 유배) 분명하지 않다.

21-22절은 멸망하여 폐허가 된 뒤에도 상대적으로 넉넉한 생존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위로의 말이다.

“닢”은 본디 (본문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세켈을 가리킨다. 한 세켈은 약 11.5그램으로 은전 천 세켈은 상당한 금액이다. 그런데 이 금액이 포도나무 천 그루의 값인지 포도밭의 값인지 분명하지 않다.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겠다. 어쨌든 매우 크고 좋은 포도밭을 가리킨다.

황폐된 땅에는 짐승들만이 있어 사냥터로 전락한다는 것, 또는 지금의 거주지와 농경지에 들어가려면 완전 무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괭이로 일구는 모든 산에는 / 가시덤불과 엉겅퀴의 공포가 그리로 들어가지 못하리라.”로 옮기기도 한다.

사실 팔레스티나에는 가시나무와 엉겅퀴가 매우 많아, 사람이 이것들을 헤치면서 나아가기란 매우 난감한 일이었다. 그러나 짐승들은 그것들을 덜 두려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