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성경 > 마태오 복음서

마태오는 이 13장에 하느님 나라에 관한 “비유”들을 모아 놓았다. 이것들은 단순히 어떠한 가르침을 설명하려고 일상생활에서 가져온 비유가 아니라, 예수님 자신의 생애를 상기시키는 용어들과 구성으로 짜인 이야기들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비유들은 우의적(寓意的)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마태오는 13장의 내용을 ‘비유-질문-설명’의 구조로 이루어진 세 단락에 나누어 배치한다. 첫째 단락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로서 3-9절과 10-17절과 18-23절로 나뉘고, 둘째 단락은 가라지의 비유로서 24-30절과 36절과 37-43절로 나뉜다. 그리고 여러 비유가 들어 있는 마지막 단락은(44-50절),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는 예수님의 질문과(51절) 그분의 결론으로(52절) 끝을 맺는다. 이러한 기본 줄기에 다른 비유들과(31-33절) 옛 결론이(34-35절) 덧붙여진다.

어떤 비유들은 시작과 끝이 크게 다름을 말하는데(31-33절 참조), 여기에서 시작되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토양과 곡식 수확의 연관성을 말한다. 곧 세 가지 불모의 토양과 세 가지 수확을 거두어들이는 좋은 토양이다.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종말론적 사건을 예고하신다. 마지막 시간이 이미 시작되었고, 씨앗과 땅의 만남이(즈카 6,12-13 참조) 이미 이루어졌다. 이 비유에 대해 크게 두 가지 해석이 제시된다. 첫째 해석은, 현재의 실패에도(불모의 토양) 마지막에는 열매를 맺으리라는(좋은 토양) 확신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둘째 해석은, 널리 뿌려진 씨앗에서 열매를 맺는 좋은 토양이 되어야 한다는 촉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마르코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의 병행구에는 없는 ‘나가다’ 동사는 그리스 말에서 1절의 ‘나오다’와 같은데, 마태오가 이 둘을 의도적으로 접근시킨 것 같다.

“길” 대신에 “길가”로 옮기기도 한다. 정식 길이 아니라 사람들이 밭을 가로질러 다니느라고 생긴 조그마한 길이다. 19절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학자들은 “서른 배”가 예외적으로 많은 수확이라 하고, 또 어떤 학자들은 상당히 많기는 하지만 엄청난 수확은 아니라고 한다. 수가 줄어들고 또 곡식의 성장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말씀에 관해서는 마르 4,9와 각주(신명 29,3; 시편 115,6) 참조.

“하늘 나라의 신비”는 예수님 시대의 묵시 문학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이 묵시 문학에서는 “신비”가 하느님께서 종말에 드러내시려고 감추어 두신 조치들을 뜻한다. 이 표현이 복음서들에서는 여기에만 나오는데, 하늘 나라 자체나(제자들에게는 하늘 나라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다.), 예수님께서 하늘 나라를 여신 분으로서 지니신 신비나 비밀과 관련된다. 또는 직접적인 문맥 곧 이 장에 나오는 비유들에 따르면, 처음에는 감추어져 있고 인정을 받지 못하는 하늘 나라의 신비한 성격과 관계가 있다.

수동태 ‘허락되다’는 허락하신 하느님을 간접적으로 가리킨다.

같은 말씀이 25,29에도 나오는데 그곳 문맥에 더 잘 들어맞는다. 여기에서 “가진 자”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 안에서 하늘 나라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이에게는 더욱 온전한 지식이 주어지리라는 것이다. 25,29에서 “가진 자”는 자기가 한 일의 결과를 주인에게 바칠 수 있는 충실한 종을 가리킨다.

이와는 달리 마르 4,12에는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로 되어 있다. 마태오는 마르코의 표현을 완화하고, 보지 못하는 책임이 하느님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음을 말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마태오가 이사 6,9-10을 인용하는 것을 보면, 그의 본문도 마르코의 본문과 근본적으로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수님에게서 나타나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알아보지 못하면, 하늘 나라 자체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느냐, 거기에서 제외되느냐는 예수님, 그리고 비유를 통한 그분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느냐 또는 거부하느냐에 달려 있다. 어중간한 자세는 있을 수 없다.

직역: “마음이 기름지고.” 마음 곧 심장에 기름기가 너무 끼어 둔해지고 마침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사 6,9-10을 인용한 것이다.

“하늘”은 내용상 덧붙인 말이다. 38절도 마찬가지다.

듣고 깨닫지 못하는 것과 악한 자가 씨앗을 빼앗아 가는 것은 연이어 일어나는 별개의 일이 아니다. 첫째 일을 둘째 일로 설명하는 것이다(마르 4,15 참조).

이 비유에서는 이제 좋은 땅만 문제가 된다. 그리고 시간이 수확 때까지 연장된다. 이로써 이 비유는, 예컨대 세례자 요한처럼 결정적인 때가 빨리 오기를 초조히 기다리는 이들에 대한 대답으로(30절과 3,12 비교), 일종의 ‘중간 시기’가 있다면서 하느님의 심판과 승리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수확”은 성경에서 종말의 심판을 상징하는 전통적 표상이다(3,12 각주; 13,39; 이사 17,5; 예레 13,24; 묵시 14,14-20 참조).

이 비유의 요점은 시작의 왜소함과 끝의 영화로움이 대비되는 데에 있다. 여기에서 성장은 32절에서 잠깐 언급될 뿐이다. 구약 성경에서는 에제 17,23과(훌륭한 향백나무로 자라는 자그마한 순) 다니 4,9.18이(들짐승들이 찾아들고 하늘의 새들이 깃들이는 나무) 이 비유와 관련된다. 이 비유의 가르침은 신앙의 안목으로 보라는 것이다. 예수님의 활동 시작은 이스라엘의 다른 개혁자들보다 훨씬 더 초라하다. 그러나 그러한 보잘것없는 시작 단계를 꿰뚫어 끝의 영화로움을 알아보는 것이다.

겨자씨는 실제로 가장 작은 씨앗은 아니지만, ‘겨자씨처럼 작다.’는 말이 당시에 속담식 표현으로 가장 작은 것 또는 가장 적은 양을 가리키는 데에 쓰였다. 겨자는 한해살이풀로 성장이 빠르고 토양이 좋을 경우에는 3미터까지 자란다. 그런데 새들이 모여들기는 하지만 실제로 깃들이지는 않는다. 이 마지막 말은 모든 생물과 모든 민족들이 그 그늘에서 살게 된다는 구약 성경의 거대한 나무를 상기시키는 것이다(에제 17,23; 다니 4,9.18. 그리고 에제 31,6도 참조).

“서 말”의 직역: “세 사톤.” 사톤은 아람 말의 도량형으로 약 15리터이다.

“집어넣었더니”의 직역: “숨겼더니.”

겨자씨의 비유에서와 달리, 여기에서는 누룩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과 반죽의 모습이 변한다는 사실이 첨가된다. 그리고 ‘중간 시기’ 동안의 인내심에 관한 관심보다는(24절 앞 소제목의 각주 참조), 적은 양의 누룩과 그것이 부풀린 큰 덩어리의 대조가 강조된다.

일부 수사본들에는 “예언자 이사야”로 되어 있다.

직역: “나는 비유로 내 입을 열리라.”

일부 수사본들에는 “세상”이라는 말이 들어 있지 않아, 이를 괄호 속에 넣기도 한다.

이는 시편 78,2를 인용한 것인데, 1행은 칠십인역을 그대로 옮기고 2행은 히브리 말 성경을 자유로이 옮긴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서는 특이하게도 시편 저자가 “예언자”로 간주된다. 그리고 비유로 가르치시는 이유를 밝히시는 첫째 부분과는(10-15절) 달리, 이 둘째 설명에서는 비유라는 문학 유형이 하늘 나라 신비를 계시하는 데에 필요한 방식으로 제시된다.

“그리된 것이다”는 내용상 덧붙인 말이다.

“자녀들”의 직역: “아들들.” 이는 셈족 말식 표현으로 ‘백성’을 가리킨다.

“악한 자”, “원수”, “악마”는 모든 같은 존재를 가리킨다.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의 직역: “걸려 넘어지게 하는 모든 것들”(=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것들). 그러나 여기에서는 그렇게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직역: “거기에는 울음과 이를 갊이 있을 것이다.” 50절도 마찬가지다.

이 두 비유는 하늘 나라의 기쁨을 강조한다. “보물”과 “진주”는 사람들이 발견하기를 기다리면서 감추어져 있다. 엄청난 가치를 지닌 그것들을 발견한 사람은 기뻐하면서 거기에 가진 것을 모두 건다. 32절과 38절에서는 하늘 나라가 온 세상을 포괄하는 것으로 서술된다. 그러나 이 두 비유에 따르면, 이러한 하늘 나라는 또한 각 개인의 것으로서, 개인들의 결단을 통해서 이 세상에 작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다”는 실제로 (갈릴래아) ‘호수’를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4,13 각주 참조).

이 비유는(47-48절) 가라지의 비유처럼(24-30절) 종말 때까지 지속되는 악인들과 선인들의 공존을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가라지의 비유와는 달리 인내가 아니라 “나쁜 것들”(48절)에 가해지는 위협이 강조된다.

이 해설에서는(49-50절) 악인들의 운명만 언급함으로써 그물의 비유가 지니는 위협적인 면이 강조된다. 7,24-27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허투루 듣지 말라고 촉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이 비유는 보물과 진주의 비유를 마무리하면서, 슬픔이 아니라 기쁨을 선택하라고 권유한다.

마태오 복음서에서 ‘깨달음’이 지니는 중요성에 관해서는 15,10 각주 참조.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깨달은’ 모든 청중을 가리킬 수도 있고(이 경우, 마태오 복음서는 일차적으로 성경에 능통한 청중을 대상으로 하였으리라고 여겨진다.), 또는 복음서 저자 자신을 가리킬 수도 있다(이 경우, 마태오 자신이 율법 학자였다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뜻이 될 것이다).

“곳간”은 그리스도 신앙으로 거듭난 유다교 율법 학자들의 전통적인 가르침, 또는 그리스도교 율법 학자가 이제는 ‘성취된’ 것으로 제시하는 구약 성경을 가리킬 수 있다. 또는 복음서 저자가 옛것들과 새것들의 원천으로 제시하는, 이미 오래된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리킬 수도 있다(저자는 바로 자기의 공동체가 이러한 사실을 깨닫기를 바라는 것이다).

루카는 이 일화를 전형적인 이야기로 제시하려고 예수님의 공생활 앞부분에 배치한다(루카 4,16-24).

“고향”에 해당하는 그리스 말은 조국을 가리키기도 하고(2마카 8,21), 여기에서처럼 “고향”, 자기 가족이 자리를 잡은 고을이나 마을을 가리키기도 한다. 나자렛에 관해서는 2,23 각주 참조.

직역: “그들을.”

직역: “어디서 저 사람에게 저 지혜와 기적(들을 행하는 힘)이?”

“형제들”에 관해서는 12,46 각주 참조.

어떤 수사본들에는 요셉 대신에 요세, 또 다른 수사본들에는 요안으로 되어 있다.

직역: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에게 걸려 넘어졌다”(또는, “그분께서는 그들에게 걸림돌이 되셨다.”). 셈족 말식의 이 표현은 경우에 따라서 ‘죄짓게 하다’는 뜻도 지니는데(5,29와 각주 참조), 여기에서는 ‘거부하다’, ‘믿으려 하지 않다’, ‘상관하려 하지 않다’ 등으로도 이해한다.

직역: “예언자는 존경받지 않는 일이 없는데, 고향과 자기 집안에서는 예외이다.” 예수님께서는 격언 또는 성경의 일부를(루카 4,24와 요한 4,44 참조) 인용하시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신앙이 없으면, 마르 6,5와는 달리 어떤 일에서는,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기적의 힘이 약해진다는 것이다(14,2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