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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2)편

1

(72)1) [시편. 아삽2)]
정녕 하느님은 좋으신 분이시다, 올바른 이에게!3)
하느님은 좋으신 분이시다, 마음이 깨끗한 이들에게!

2

그러나 나는 하마터면 발이 미끄러지고
걸음을 헛디딜 뻔하였으니

3

내가 어리석은 자들을4) 시새우고
악인들의 평안함을 보았기 때문이네.

4

그들에게 아픔이라고는 없으며
그들의 몸은 건강하고 기름졌네.5)

5

인간의 괴로움이 그들에게는 없으며
다른 사람들처럼 고통을 당하지도 않네.

6

그래서 교만이 그들의 목걸이며
폭행이 옷처럼 그들을 덮었네.

7

그들의 눈은 비계로6) 불거져 나오고
그들의 마음에서는 온갖 환상이7) 흘러나오네.

8

그들은 비웃으며 심술궂게 이야기하고
거만하게8) 을러대며 이야기하네.

9

하늘을 향해 자기네 입을 열어젖히고9)
그들의 혀는 땅을 휩쓸고 다니네.10)

10

그래서 내 백성이 그들에게 몸을 돌려
저들의 말을 물 마시듯 들이켜네.11)

11

그들은 말하네. “하느님이 어찌 알 리 있으며
지극히 높으신 분이라고 어찌 알아채리오?”12)

12

보라, 바로 이들이 악인들!
언제까지나 걱정 없이 재산을 늘려 가네.

13

정녕 나는 헛되이 마음을 깨끗이 보존하고
결백으로 내 두 손을 씻었단 말인가?

14

날마다 고통이나 당하고
아침마다 징벌이나 받으려고?13)

15

“나도 그렇게 말하리라.” 생각하였지만
그것은 당신 아들들의 모임을 배신하는 것.

16

깊이 생각하여 이를 알아들으려 하였으나
그것은 제 눈에 괴로움뿐이었습니다.

17

그러나 마침내 하느님의 성전에 들어가
그들의 종말을 깨달았습니다.14)

18

정녕 당신께서는 그들을 미끄러운 길에 세우시고
그들을 멸망으로 떨어지게 하셨습니다.

19

그들이 얼마나 순식간에 멸망해 버리는지!
그들은 없어지고 공포로 사라져 갑니다.

20

잠에서 깨어났을 때의 덧없는 꿈처럼
주님께서는 일어나실 때15)
그들의 모습을 업신여기십니다.

21

그렇건만 제 마음이 쓰라리고
제 속이 북받쳤을 때

22

저는 멍텅구리,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당신 앞에 한 마리 짐승이었습니다.16)

23

그러나 저는 늘 당신과 함께 있어
당신께서 제 오른손을 붙들어 주셨습니다.

24

당신의 뜻에 따라 저를 이끄시다가
훗날 저를 영광으로 받아들이시리이다.

25

저를 위하여 누가 하늘에 계십니까?
당신과 함께라면
이 세상에서 바랄 것이 없습니다.

26

제 몸과 제 마음이 스러질지라도
제 마음의 반석,
제 몫은 영원히 하느님이십니다.

27

이제 보소서, 당신에게서 멀어진 자들은 멸망합니다.
당신을 배신한 자를 당신께서는 없애 버리십니다.

28

그러나 저는, 하느님께 가까이 있음이 저에게는 좋습니다.
저는 주 하느님을17) 제 피신처로 삼아
당신의 모든 업적을 알리렵니다.

주석
1

이 시편은 많은 경우 ‘교훈 시편’으로 분류된다. ‘입문’ 4, 3)의 라) 참조. 그러나 이 시편을 어느 일정한 유형으로 분류하기는 쉽지 않다.

2

50,1 각주 참조.

3

직역: “정녕, 좋으시다, 이스라엘에게.” 여기에서는 “이스라엘에게”가 문제이다. 73편은 어느 한 개인의 기도로, 이스라엘이나 이에 상응하는 공동체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스라엘에게”를 둘로 나누면 “올바른 이에게”와 “하느님(히브리 말로는, 엘)은”으로 된다. 이렇게 되면 1행과 2행은 “올바른 이에게”와 “마음이 깨끗한 이들에게”, “하느님(엘)은”과 “하느님(엘로힘)은”이 훌륭한 대구를 이루게 된다.

4

“거만한 자들을”로 옮길 수도 있다.

5

4절을 직역하면 “그들의 죽음에(또는, ‘죽음에까지’) 아픔이라고는 없으며 몸은 기름졌네.”이나, 그 뜻을 이해할 수 없다. 히브리 말에서 한 낱말로 되어 있는 “그들의 죽음에”를 둘로 나누면 “그들에게는”과 “건강하고”로 된다. 그러면 1행과 2행이 균형을 이루어 뜻도 분명해진다.

6

칠십인역과 시리아 말 역본에 따라 “그들의 눈”을 히브리 말에서 꼴이 비슷한 “그들의 죄악”으로 바꾸기도 한다.

7

탐욕스러운 환상으로 여겨지나, 7절은 다양하게 해석되며 고대 번역본들도 여러 가지로 옮기고 있다.

8

직역: “위에서부터 (내려다보며).”

9

“자기네 입을 하늘에다 내걸고” 등으로도 옮긴다.

10

9절의 이미지는 우가리트의 어떤 시에 따르면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는 자들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하늘도 땅도 무서워하지 않는 대언장담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11

직역: “그래서 그가 그의 백성을 여기로 돌리어 / 그들은 충만한 물을 즐겨 마시네.” 10절 전체가 훼손된 것으로 여겨진다(고대 번역본들도 서로 다른 번역들을 내놓는다). 위의 번역은 유다인 성경 전승가들의 제안, 칠십인역, 시리아 말 역본을 일부 따르고, 일부는 히브리 말 본문의 자음들을 존중하면서 약간 수정을 해서 얻어진 것이다.

12

직역: “지극히 높으신 분께 (어찌) 앎이 있으리오?”

13

직역: “아침마다 내 징벌이?”

14

직역: “제가 하느님의 성전에 들어가 / 그들의 종말을 깨닫기까지.”

15

“일어나실 때”는 동음이의어로 “도시에서부터”를 뜻하기도 한다.

16

“저는 한 마리 짐승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과 함께 있었습니다.”로 옮기기도 한다.

17

히브리 말로는 아도나이 야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