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시편

[지휘자에게. 다윗. 시편]

찬양하올 하느님, 침묵하지 마소서.
사악하고 음흉한 자 입을 벌려
저에게 거짓된 혀를 놀리나이다.

미움에 찬 말로 저를 에워싸고
까닭 없이 저를 공격하며

저의 사랑을 원수로 갚아도
저는 오로지 기도하나이다.

그들은 제게 선을 악으로 갚고
사랑을 미움으로 갚나이다.

그에게 맞서 악인을 내세우시고
그의 오른쪽에 고발자를 세우소서.

재판을 받으면 죄인으로 드러나고
그의 기도는 죄가 되게 하소서.

그의 살날은 줄어들고
그의 벼슬은 남이 맡게 하소서.

그의 자식들은 고아가 되고
그의 아내는 과부가 되게 하소서.

그의 자식들은 떠돌며 빌어먹고
무너진 제 집에서 쫓겨나게 하소서.

그의 것을 빚쟁이가 모조리 빼앗고
그의 벌이를 남들이 가로채게 하소서.

그에게 자애를 품는 이도 없고
그 고아들을 동정하는 이도 없게 하소서.

그의 후손은 끊어져 버리고
다음 세대에는 그들 이름 지워지게 하소서.

주님은 그 조상들의 죄악을 기억하시고
그 어미의 죄도 없애지 마소서.

그 죄악 언제나 주님 앞에 두시고
이 땅에서 그들 기억을 뽑아 버리소서.

자애를 베풀 생각은 조금도 않고
가련한 이와 불쌍한 이, 마음 꺾인 이를
그는 죽이려 뒤쫓나이다.

저주를 사랑하였으니 저주가 그에게 내리고
축복을 싫어하였으니 축복이 멀어지게 하소서.

그는 저주를 겉옷처럼 입었으니
저주가 물처럼 그의 몸속으로 젖어들고
기름처럼 그의 뼛속으로 스며들게 하소서.

저주는 그가 두른 옷이 되고
늘 매는 허리띠가 되게 하소서.

저에게 맞서는 자들이
이 몸을 헐뜯는 자들이
주님께 앙갚음을 받게 하소서.

하느님, 당신은 저의 주님.
당신 이름 생각하시어 저를 돌보소서.
당신의 좋으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저는 가련하고 불쌍한 몸
마음속에는 구멍이 뚫렸나이다.

석양의 그림자처럼 저는 스러져 가고
메뚜기처럼 쫓겨 가나이다.

저의 무릎은 단식으로 후들거리고
저의 살은 기름기 없이 말라 가나이다.

저는 그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저를 보는 자마다 머리를 흔드나이다.

주 하느님, 저를 도우소서.
당신 자애로 저를 구원하소서.

당신 손길을 그들이 깨닫게 하소서.
주님, 당신이 이루셨나이다.

그들은 저주하지만 당신은 저에게 강복하시고
적들은 창피를 당하지만 당신 종은 기뻐하게 하소서.

저의 원수들은 수치의 옷을 입고
창피를 덧옷처럼 두르게 하소서.

나는 입을 열어 주님을 한껏 찬송하고
많은 이들 가운데서 그분을 찬양하리라.

그분은 불쌍한 이의 오른쪽에 서시어
심판자들에게서 그를 구원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