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시편
시편 제74(73)편
[마스킬. 아삽]
하느님, 어찌하여 마냥 버려두시나이까?
당신 목장의 양 떼에 분노를 태우시렵니까?
기억하소서, 애초부터 모으신 백성
당신 소유로 삼아 구원하신 지파
당신 거처로 정하신 시온 산을!
이 영원한 폐허로 당신 발걸음을 옮기소서!
성전의 모든 것을 원수가 파괴하였나이다.
당신 성소 한가운데서 적들이 소리소리 지르고
자기네 깃발을 성소의 표지로 세웠나이다.
마치 숲 속에서
도끼를 휘두르는 자 같았사옵니다.
그렇게 그들은 그 모든 장식들을
도끼와 망치로 때려 부수었나이다.
당신 성전에 불을 지르고
당신 이름의 거처를 뒤엎고 더럽히며
마음속으로 말하였나이다.
‘모조리 없애 버리자.
하느님의 성소들을 이 땅에서 모두 불살라 버리자!’
이제 저희의 표지는 볼 수 없고
더 이상 예언자도 없으며
언제까지 갈지 아는 이 아무도 없나이다.
하느님, 적이 언제까지 깔보게 두시렵니까?
원수가 당신 이름 끝없이 업신여겨도 되나이까?
어찌하여 당신 손을 사리시나이까?
당신 오른팔을 품에 감추고 계시렵니까?
하느님은 예로부터 저의 임금님
이 세상 한가운데서 구원을 이루시는 분.
당신은 권능으로 바다를 뒤흔드시고
물 위에서 용의 머리를 부수셨나이다.
당신은 레비아탄의 머리를 깨뜨리시어
바다의 상어 떼에게 먹이로 주셨나이다.
당신은 샘과 개울을 터뜨리시고
흐르던 강들을 말리셨나이다.
낮도 당신의 것, 밤도 당신의 것.
당신이 해와 달을 만드셨나이다.
당신이 땅의 경계를 모두 정하시고
당신이 여름과 겨울을 마련하셨나이다.
생각하소서, 주님, 적이 깔보나이다.
어리석은 백성이 당신 이름을 업신여기나이다.
당신을 찬양하는 영혼 들짐승에게 내주지 마소서.
가련한 이들의 생명을 끝내 잊지 마소서.
당신의 계약을 돌아보소서!
온 나라 구석구석 폭행의 소굴이 되었나이다.
억눌린 이가 수치를 느끼며 돌아가게 하지 마시고
가련한 이와 불쌍한 이가 당신 이름을 찬양하게 하소서.
일어나소서, 하느님. 당신의 소송을 친히 이끄소서.
생각하소서, 어리석은 자 날마다 당신을 깔보나이다.
당신 적들이 외치는 소리를,
점점 커지는 원수들의 아우성을 잊지 마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