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순 역 시편
시편 17편
구원과 승리의 송가(헤. 18)
악장에게. 야훼의 종 다윗 지음. 주께서 그를 모든 원수, 특히 사울의 손에서 구하여 주셨을 때, 이 노래를 주께 바치며.
그지없이 사랑하나이다 하느님 내 힘이시여
하느님은 나의 반석 나의 성체 내 구원자시오니, ― 내 주여 이 몸 숨겨 주시는 바위여 나의 방패 내 구원의 뿔, 나의 산성이시여
찬미하올 주님을 나는 부르면서, 원수들 손에서 구원되오리다
죽음의 밀물에 이 몸은 말리우고, 멸망의 급류에 아찔하였나이다
명부의 그물이 이 몸을 휘감았고, 죽음의 올무가 이 몸에 덮쳐버려
막다른 골에서 하느님을 부르고, 소리 높여 내 주님께 하소연 했삽더니 ―
당신 성전에서 내 소리를 들으셨나이다, 부르짖던 소리 당신 귓전에 울렸나이다
이에 땅이 소스라쳐 뒤흔들리며, 뭇 산들 그 바닥이 어지러이 움직였으니,
주께서 진노하신 때문이오이다
당신의 코에서는 연기가 오르고, 입에서는 타는 불길 나왔사오며
당신으로 숯덩이는 불붙었나이다
하늘을 기울여 내려오시니, 시꺼먼 구름이 발 아래 감돌았나이다
케루빔을 타고 날으시며, 바람의 날개 위를 지치셨나이다
어둠을 면사포로 두르옵시고, 검은 물 자욱한 구름을 덮개 삼으셨나이다
찬란한 빛이 당신 앞에 있어 그 힘으로 숯덩이가 불붙었나이다
주님이 하늘에서 우룃소리 내시고, 지존이 목소리를 울려내시며
화살을 쏘으시와 내 원수들 흩으시고, 번개를 치시와 쫓으셨나이다
주님이 꾸짖으시와 진노의 바람 일으키시니,
바다의 밑바닥이 드러나 버리고, 땅덩이의 바닥이 환히 드러났나이다
높은 데서 손을 뻗쳐 나를 붙드옵시고, 깊은 물 속에서 건져주셨나이다
아귀찬 원수에게서 나를 구하시고, 나를 미워하는 보다 센 그들에게서 구하셨나이다
내 불행하던 날, 그들이 나를 쳤어도, 주님은 내 버팀이 되셨나이다
넓으나 넓은 들로 나를 끌어내시고, 사랑하시기에 나를 구해주셨나이다
내 의로움 나름대로 내게 갚아주시고, 정갈한 손 나름으로 상 주셨나이다
주님의 도를 내가 지켰삽기에, 죄지어 주님을 떠남이 없었기에,
당신의 모든 계명 눈앞에 두옵고, 당신의 법령을 멀리 아니하였기에
오히려 주님 앞에 오롯하였고, 이 몸을 허물에서 지켰삽기에,
내 손이 정갈함을 여겨 보시고, 내 의로움 나름대로 갚아주셨나이다
당신은 벗을 벗으로 대하시고, 오롯한 이에게는 오롯함을 보이시고
깨끗한 이에게는 깨끗함을 보이시며, 꾀를 쓰는 자에게는 슬기로 대하시나이다
낮고 낮은 백성은 구하여 주시고, 거만스런 눈들은 낮추시나이다
주님은 내 등불을 밝혀 주시고, 당신은 내 어둠을 비추시나이다
당신의 힘이 계시기에 원수 속에 뛰어들고,
성벽을 뛰어넘음도 오직 주님의 힘이오이다
하느님의 도는 오롯하시고, 그 말씀은 도가니를 거치신 말씀
당신께 피신하는 자에게는 방패가 되시나이다
야훼님 아니시면 어느 신이 있사오리까? 우리 주님 아니시면 어느 바위 있사오리까
하느님은 힘으로 나를 동여 주시고, 내 길을 고르게 닦아 주시며
암사슴의 다리마냥 날래게 해주시고, 높으나 높은 곳에 나를 세우셨나이다
싸움을 위하여 내 손을 길들이시고, 청동활을 당기라 팔을 익혀 주셨나이다
구원의 방패를 내게 주시고, 이 몸을 오른팔로 떠받치시며,
돌보아 주심으로 나를 크게 만드셨나이다
이 발길 닿는 길을 훤히 넓혀 주셨으니, 내 발목이 조금도 아니 흔들렸나이다
원수들을 뒤쫓아 나는 붙들었으며, 모두 쳐 없애고야 돌아왔나이다
다시는 못 일어나게 쳐부쉈을 제, 그들은 내 발 아래 쓰러졌나이다
주님은 또 나에게 싸울 힘을 매주시어, 나와 맞서는 자를 굴복시켜 주시고
원수의 무리를 도망치게 하셨으며, 나를 미워하는 자들을 멸하셨나이다
그들은 살려달라 부르짖어도, 아무도 구해줄 이 없었사오며,
야훼님 향하여 울부짖어도, 당신은 들어주지 않으셨나이다
바람결에 티끌처럼 나는 그들을 헤치고, 마당의 진흙처럼 짓바쉈나이다
주께서 나를 백성의 싸움질에서 건져 내시고, 뭇 나라의 머리로 세우셨으니-
내 모르던 백성이 나를 섬기고,
내 말을 듣자마자 복종했으며, 딴 나랏 사람들이 내게 아양부렸고
딴 나랏 사람들이 겁에 질려 몸을 떨면서, 그들의 성에서 나왔나이다
야훼께 만세만세, 내 바위를 찬양하라, 날 구하신 하느님을 높이 높이 찬양하라
하느님이 나의 원수 갚게 하시고, 백성들을 나에게 굴복시켜 주셨으니
원수들 손에서 나를 구하셨나이다, 맞서는 자들 그 위에 나를 높여 주시고
포악한 자에게서 나를 건지셨나이다
이에 나는 야훼님을 뭇 백성 앞에서 찬미하고,
고를 타며 당신 이름을 기리오리다
당신은 임금에게 큰 승리를 주시고, 기름 부음 받은 자 다윗에게와,
영원할 그 후예에게 자비를 내리셨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