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순 역 시편
시편 43편
버림받은 이스라엘(헤. 44)
악장에게. 꼬레의 자손이 지은 마스킬.
하느님. 우리는 두 귀로 들었나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그들의 시대 그 옛날에
당신이 하신 일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했나이다
당신은 손수 민족들을 내쫓아 그들을 심으시고
나라들을 쳐부수고, 그들을 성(盛)하게 하셨으니
그들의 칼이 땅을 빼앗지 못하였고
그들의 팔이 그들을 살려내지 못하였어도
오직 당신이 그들을 사랑하셨기에
당신의 오른손, 당신의 팔이, 당신 얼굴의 빛살이 하였나이다
하느님, 당신은 나의 임금님, 야꼽의 승리를 주셨나이다
당신으로 우리는 원수를 물리쳤고,
당신의 이름으로 침략자를 짓밟았나이다
나는 내 활을 믿지도 아니하고, 내 칼이 나를 구하지도 못했사오나
당신이 우리를 원수에게서 구하시고, 우리를 미워하는 자에게 망신을 주시었나이다
언제나 우리는 하느님을 자랑삼고, 당신의 이름을 항상 기려 왔건마는
이제는 우리를 뿌리치고, 부끄럽게 하시며, 우리 군대와 함께 아니 나오시나이다
원수 앞에서 우리를 물러나게 하시니, 우리가 미운 자들은 마음껏 노략질 했나이다
푸줏간의 짐승인양 우리를 넘겨주시고…
나라 나라에다가 우리를 흩뿌리셨나이다
헐값으로 당신 백성을 팔으시었고, 팔아서 이익도 보지 못하셨나이다
우리를 이웃들의 욕가마리로 삼으시고
에두른 자들에게는 비웃음과 놀림감으로 만드셨나이다
우리를 백성들의 얘깃거리로 만드셨으니
백성들이 우리를 보고 머리를 내젓나이다
내 망신이 바로 내 앞에 항시 있사오며, 부끄럼이 내 얼굴을 가리옵나니
흉보며 욕 퍼붓는 소리 때문이옵고, 원수와 복수자 때문이오이다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덮쳐 왔나이다, 당신을 잊지 아니하였어도
당신의 계약을 깨뜨리지 아니했어도
우리 마음이 뒤로 아니 물러섰어도, 우리 걸음이 당신의 길을 아니 벗어났어도,
오히려 당신은 이리의 고장에서 우리를 부수시고,
죽음의 그늘을 우리에게 내리셨나이다
혹시 우리 하느님의 이름을 잊고, 다른 신을 향하여 우리 손을 뻗쳤다면
마음에 숨은 것을 하느님이 아시거늘, 그런 것을 당신이 모르시리까
그러나 우리는 당신 때문에 항시 죽음을 당하고, 죽임당할 양들처럼 여겨지나이다
일어나소서, 주여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소서, 우리를 영영 버리지 마옵소서
어찌하여 얼굴을 감추시나이까
우리의 설움과 압제를 잊으시나이까
우리 영혼이 먼지 속에 쓰러져 있고
우리의 배는 맨땅에 깔려 있나이다
일어나시어 우리를 도우소서
당신 자비 내리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