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순 역 시편

아샆의 시.
내 백성아, 듣거라 내 가르침을, 내 입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라

나는 입을 열어 격언을 말하고, 옛날의 숨은 일들을 이야기하리라

이미 우리 들어서 아는 일들을, 조상들이 우리에게 알려준 일들을

그 자손들에게 숨겨두지 않으리니, 미래의 세대에게 전하려 하노라－
야훼님의 영광을 그의 능하심을, 당신이 이뤄주신 묘한 일들을.

주께서 야꼽 안에 한 계율을 정하시고, 이스라엘에 한 법을 세우시어－
우리 조상들에게 명하신 것을 그 자손에게 알리라 하시었었느니라

다음 세대에 태어날 자손들도 이를 알면, 그들은 또 그 후손에게 이야기하여

그들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고, 하느님이 하신 일들을 아니 잊으며,
당신의 계명을 잘 지키게 하시고,

그들의 조상처럼 고집이 세고, 항거하는 세대가 되지 않게 하셨으니,－
그대는 마음을 바르게 아니 가지고, 하느님께 충성된 마음이 없었느니라

에프라임의 자손들, 활 잘 쏘는 그들이 전투의 날에 등을 돌려버렸느니라

그들은 하느님의 계약을 지키지 않고, 그 법을 따르기를 싫어했으며

주께서 하신 일들을 잊어버렸고, 그들에게 보이신 기적마저 잊었었느니라

하느님은 그들의 조상 앞에서, 몸소 기적을 하셨느니라 에집또 땅에서도, 소안의 들에서도

바다를 갈라서 그들의 길을 트고, 둑처럼 강물이 서게 하시고

낮이면 구름으로 밤이면 밤새껏 불빛으로, 당신이 그들을 인도하시니라

사막에서 바위를 쪼개시어, 못처럼 많은 물을 마시워 주고,

바위에서 물줄기가 솟게 하시어, 그 물이 강물처럼 흐르게 하시니라

그렇건만 그들은 다시 또 죄를 짓고, 사막에서 지존에게 항거했느니라

그들은 맘속으로 하느님을 시험하여, 제멋대로 음식을 청했느니라

하느님을 거스려 그들은 말했으니 “사막에서 하느님이 상을 차려 내겠느냐

바위를 치시자 물이 정말 솟았기로, 시냇물이 흘러서 내렸다기로
당신 백성에게 빵을 주실 수야, 고기를 마련하실 수야 있을까 보냐”

야훼님 들으시고, 크게 진노하시어, 의노의 불길이 야꼽을 사르고,
이스라엘을 거슬러 분노가 끓어 올랐으니

그들이 하느님을 믿지 않고, 당신의 도우심을 아니 바란 탓이로다

그래도 당신은 위에서 구름을 호령하여, 하늘의 문들을 열으시니라

그들이 먹을 만나를 비처럼 내리시고, 하늘의 빵을 그들에게 주시니라

강한 자의 빵으로 인간을 먹이시고, 배부르도록 음식을 내리시니라

하늘로서 동풍을 일으키시고, 당신의 힘으로 남풍이 불어오게 하시니라

먼지와 같이 고기를 그들 위에, 바다의 모래처럼 날짐승들을 내려 주시니

그들이 진을 쳤던 그 자리에, 그들의 막사 둘레에 떨어지니라

그들은 실컷 먹고 배불렀으니, 그들의 소원이 넉근히 채워졌느니라

그러나 그들이 아직도 입을 다시고, 입안에서 음식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하느님의 진노가 그들 위에 타올랐으니, 그들의 뛰어난 자들을 들이치시고,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을 거꾸러뜨리시니라

그래도 그들은 더욱 죄를 범하고, 당신의 기적을 믿지 않았나니라

주께서는 그들의 날수를 숨결 하나로, 그 햇수를 돌연한 공포 속에 스러지게 하셨나니

그들을 죽이시던 그 때에야, 바야흐로 그들은 당신을 찾고, 돌이켜 하느님을 되찾더니라

하느님이 자기네의 바위이심을, 지존이 구주이심을 깨단하더니라

그러나 그들은 입으로 하느님을 속이고, 혀로는 당신께 거짓을 말하였으니,

그들의 마음이 옳지 못하고, 당신의 계약에 충실하지 않더니라

자비할손 하느님은 그 죄를 용서하고, 그들을 없애지 아니 하시고－
거듭거듭 의노를 참으시며, 분통을 터뜨리지도 않으셨으니

그들은 한낱 살덩이임을, 가고 다시 못 오는 숨결임을 아셨음이니라

몇번이나 그들은 사막에서 대들고, 광야에서 당신을 괴롭혔던고!

다시금 하느님을 시험하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님을 성나시게 하였으니

당신의 손길도 아랑곳 없이, 원수의 손에서 빼내 주신 그 날마저 잊었더라

그때에 에집또에서 당신의 증표를, 시온의 들에서 기적을 하셨더니라

그들이 마시지 못하도록 강물과 시내를 피로 바꾸셨더니라

등에를 보내시어 그들을 뜯어 먹게 하시고, 개구리들을 보내시어 그들을 해치게 하시고

그들의 농사를 황충에게 맡기시며, 수고 들인 곡식을 메뚜기에게 주셨나니라

우박으로 그들의 포도밭을, 서리로는 들무화과를 두들기시고

그들의 가축을 누리에다 맡기시고, 양떼는 벼락으로 죽게 하셨더니라

하느님은 그들에게 뜨거운 의노와, 진노와 격분과 또한 환난과 떼지은 재앙의 사자들을 보내시니라

분노의 길을 터놓으시니, 죽음에서 그들을 구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짐승마저 괴질이 들게 하시니라

더구나 에집또의 맏아들을, 캄의 막사의 첫 소생을 모두 다 해치셨더니라

당신의 백성만은 양떼처럼 빼내시어, 양떼처럼 광야에서 인도해 주시니라

탈 없이 이끄시니, 그들은 겁이 없어도, 원수들은 바다에 잠겼더니라

하느님은 그들을 당신 성지로, 오른손이 얻으신 그 산으로 이끄시고

그들 앞에서 이교 백성을 쫓아내시고, 그 땅을 유산으로 나누어 주시고
이스라엘 족속을 그 막사에 살게 하셨느니라

그래도 지존하신 하느님을 시험하고, 성나시게 하던 그들이었으니
당신의 계명들을 아니 지켰느니라

저희 조상 못지 않게 배반하고 불충하며, 가늠이 틀리는 활처럼 빗나갔더니라

그들은 천단을 모아 하느님의 분노를 돋우고, 우상을 만들어 당신을 격하시게 했느니라

하느님 들으시고, 크게 진노하시어, 사정 없이 이스라엘을 버리셨으니

인간 가운데 사시옵던 실로의 처소, 그 장막을 버리셨느니라

당신의 “힘”이 사로잡히게 하시고, 당신의 “영광”을 원수의 손에 내맡기시니라

당신 백성을 칼에다 붙이시고, 당신의 유업에다 분통을 터뜨리시니

그들의 젊은이들은 불에 살라지고, 그들의 처녀들은 시집을 못 가고,

그들의 사제들이 칼 아래 쓰러지고, 그들의 과부들은 울음소리를 못내니라

주께서는 잠자던 사람인양, 마치 술에 저버린 용사처럼 깨나시어

원수들의 등을 치시고, 그들에게 영원한 욕됨을 안겨 주셨나니라

드디어 요셉의 장막을 버리시고, 에프라임 족속을 뽑지 아니하시고,

그 대신 유다 지파를 고르시었으니, 당신이 사랑하신 시온산이니라

당신의 성소를 하늘과 같이, 길이 굳히신 땅같이 이룩하셨느니라

당신의 종 다뷧을 뽑으시어, 그를 양 우리에서 데려오셨나니라

젖 먹이는 양들 따르던 그를 부르시어, 당신의 백성 야꼽, 당신의 기업 이스라엘을 기르게 하시니

그가 오롯한 마음으로 길러내고, 솜씨도 슬기롭게 그들을 이끌었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