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순 역 시편

아샆의 시.
하느님 어찌하여 끝내 물리치시나이까, 당신 목장 양떼에게 분노를 태우시나이까

돌이켜 살피소서, 그 옛날 당신이 얻으신 백성, 당신 것으로 속량하신 지파를,
당신의 자리로 정하신 시온산을.

영원한 이 폐허로 발길을 옮기소서, 성소의 모든 것을 원수가 휩쓸었나이다

당신 성전 한가운데서 원수들 짖어대고, 저들의 길을 세워 표지를 삼았으니

우거진 숲속에서 도끼를 휘두르는 자들처럼

그들은 망치와 도끼로 성전문을 짓부수며

당신의 성소에 불을 지르고, 당신 이름 계신 곳을 뒤엎어 모독했나이다

그들은 속으로 “모든 것을 깨끗이 없애버리자” 하며,
나라 안의 예배소를 다 살라버렸나이다

다시는 우리의 상징들을 볼 수 없고 예언자도 이제는 없사오며,
그 언제까지일는지도, 우리 중에 아는 이가 없나이다

하느님, 원수의 업신여김이 언제까지이리까?
끝끝내 저 원수가 당신 이름을 모독하리이까

어찌하여 당신 손을 사리시나이까? 품안에다 오른손을 숨겨 계시나이까

하느님은 옛날부터 나의 임금님, 세상의 한가운데서 승리를 이룩하셨으니

당신은 힘으로써 바다를 쪼개시고, 용들의 대가리를 깨뜨리셨나이다

레비아탄 그 머리를 부숴뜨리어, 바다의 괴물에게 먹이로 주셨나이다

샘물과 시냇물이 솟아나게 하시고, 다함 없는 강물을 말리셨나이다

낮도 당신의 것, 밤도 당신의 것, 해와 달을 당신이 만드셨나이다

땅덩이의 방위를 당신이 정하시고, 여름과 겨울을 당신이 마련하셨나이다

주여 이 일을 잊지 마옵소서, 원수가 당신을 훼방했나이다
무지한 백성이 당신 이름을 욕되게 했나이다

당신 비둘기의 목숨을 매에게 넘기지 마시고 당신의 가난한 이들 생명을 내내 잊지 마소서

당신의 언약을 돌아보소서 나라는 구석구석 폭력의 소굴이 되었나이다

학대 받는 자, 부끄러이 물러감 없게 하시고, 아쉽고 가난한 자, 당신 이름을 기리게 하소서

하느님 일어나시어, 옳으심을 밝히시고 무도한 자 나날이 당신을 모독하오니, 되살피소서

당신 원수들의 외치는 소리를 잊지 마옵소서 당신께 항거하는 자들, 그 우짖는 소리,
날로 치솟고 있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