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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순 역 시편

시편 68편

애가(헤. 69)

1

악장에게. <백합화>가락으로. 다윗 지음.

2

하느님, 나를 구하소서 목에까지 물들이 들어 찼사오니

3

진흙 속에 깊이도 빠져 있사와, 발 붙일 자리조차 없나이다
이 몸은 물 속에 깊숙이 잠겨, 파도에 휩싸여 있나이다

4

외치다가 나는 지쳐 버렸고, 목도 이미 쉰지 오래오이다
하느님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눈 마저 흐려져 버렸나이다

5

까닭 없이 이 몸을 미워하는 자, 머리칼 보다도 더 많사옵고
애매한 나를 거스르는 자, 내 뼈보다 더 억세오니, 빼앗지도 않은 것을, 내 갚아야 옳으리까?

6

하느님, 당신은 내 어리석음 아시옵고 내 죄악을 모르지 않으시나이다

7

주여 만군의 주여, 당신을 바라는 이들이 나로 하여금 망신함이 없게 하소서

8

내 몸소 능욕을 당하여, 부끄러움에 낯을 들 수 없음은 오로지 님 때문이 아니오니까?

9

나는 형제들에게도 딴 나라 사람, 내 어미의 소생에게도 남이 되었나이다

10

당신 전당에의 열성에 나는 불타고, 님을 욕하는 자들의 그 욕이 내게 떨어지지 않았나이까?

11

재를 지키노라 몸을 괴롭힌 것이, 도리어 모욕거리가 되고,

12

옷 삼아 부대를 둘러 쓴 것이, 저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나이다

13

성문에 앉은 자들이 나를 헐뜯어 말하고 주정꾼들 나를 두고 흥얼대나이다

14

주여 나는 은혜로운 때에 당신께 비오니 그 넓으신 자비, 진실된 사랑으로
나를 도우소서

15

진흙에 빠질세라 나를 건져 주소서 내 원수들과 깊은 물에서 나를 구하소서

16

풍랑 속에 파묻히지 말게 하시고, 심연 속에 잠겨들지 말게 하시며
나를 삼킨 우물이 그 입을 다물지 말게 하소서

17

님의 자비하심 너그러우시니, 주여, 내 기도를 들어주소서
그 사랑 지극하시니, 나를 굽어 살피옵소서

18

당신의 종을 외면하지 마옵시고 어서 빨리 들어주소서, 괴롭나이다

19

내 영혼을 가까이하사 속량해 주시고 원수들 보라는 듯이 나를 구하여 주소서

20

수치와 수모와 인욕이 나를 아시오니 나를 괴롭히는 자들이 당신 앞에 다 있나이다

21

인욕에 바숴진 마음, 나는 기진하여, 기다려도 기다려도 동정할 이 없고,
위로할 이 하나도 얻지 못하였나이다

22

사람들은 나에게 쓸개를 먹으라 주고, 목마를 제 나에게 초를 마시웠으니

23

그들의 식탁이 올무가 되어, 상받는 그 벗들이 걸려들게 하소서

24

눈들은 흐려져서 보지 못하고 허리들을 언제나 떨리게 하소서

25

당신의 진노를 저들 위에 퍼부으시고 저들에게 의노의 불길이 미치게 하소서

26

저들의 사는 곳이 폐허가 되고 그 장막에 아무도, 살지 말게 하소서

27

저들은 님께 벌받은 자를 새삼 괴롭히며, 님이 주신 상처에 아픔을 더하였사오니

28

저들의 죄를 더욱 무겁게 하시어, 당신의 정의에 들지 못하게 하소서

29

저들을 생명의 책에서 지워버리시어 의인들의 명부에 끼지 못하게 하소서

30

가여울쏜 나는 애처로우니 하느님 도와주시어 일으키소서

31

하느님의 이름을 노래로 내 찬미할 제 사은의 송가로 당신을 찬미할 제

32

황소보다 기꺼이 받으시리라 뿔 돋고 굽 생긴 송아지보다, 하느님은 더 기꺼이 받으시리라

33

없는 이 보고들 즐거워하라 주를 찾는 너희 마음에 생기를 돋구어라

34

가난한 이의 소청을 들어주시고 사로잡힌 이를 어여삐 여기시는 야훼님 아니시냐

35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주를 찬송하라

36

하느님은 시온을 구하시리라, 유다의 고을들을 이룩하시리라
사람들이 거기 살며, 땅을 차지하리라

37

당신 종들 후손이 대대로 이어 받아 그 이름을 받드는 자 거기에 머물으리라